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7-04-28

인삼, 뿌리보다 열매가 더 좋다? 사포닌 함량 2배 이상 더 높아… '진생베리'로 각광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인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미 고려시대부터 외국에 수출됐을 정도로 그 가치를 오래 전부터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인삼의 효능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상식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인삼의 뿌리가 아닌 열매의 효능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니, 효능은 둘째치고라도 우선 인삼에 열매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을 것이라 여겨진다.

'진생베리'로 불리는 인삼 열매
'진생베리'로 불리는 인삼 열매 ⓒ 개성인삼열매영농조합법인

그도 그럴 것이 인삼 열매는 4년생 이상의 인삼에서만 열리는 데다, 열리는 시기도 7월 하순경에 단 1주일 정도만 열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일단 따고 나면 하루 안에 시들어버리는 까다로운 특성 때문에, 목격한 사람 자체가 거의 없는 독특한 열매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인삼 열매가 ‘진생베리(Jinseng Berry)’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몸에 좋은 사포닌 성분이 뿌리보다 열매에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인삼의 사포닌 성분 함량은 뿌리보다 열매가 더 높아

진생베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삼의 사포닌 성분이 당뇨병과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부터다. 미 시카고 의대의 연구진이 글로벌 의학학술지인 ‘당뇨병(Diabetes)’에 논문을 게제하고 나서부터 전 세계 의학계가 진생베리의 효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에 걸린 쥐에게 진생베리를 투여하자 공복 시 혈당 수치가 뚜렷하게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용 쥐의 콜레스테롤 수치와 체중도 동시에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의 한 관계자는 “논문에서도 이미 밝혔지만, 진생베리에 포함된 사포닌이 이런 작용에 대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열매와 뿌리의 사포닌 함량 비교 ⓒ 한국인삼공사
열매와 뿌리의 사포닌 함량 비교 ⓒ 한국인삼공사

시카고대의 연구결과에서 보듯 인삼의 핵심 성분은 사포닌(saponin)이다. 사포닌은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고, 혈류개선 및 항산화 등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인삼이 오랫동안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아 왔던 이유다.

다만 사포닌은 인삼 외에도 몇몇 식물들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인삼에 들어있는 사포닌을 다른 식물들의 사포닌 성분과 구분하기 위해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라고 부른다.

그동안 우리는 주로 인삼의 뿌리 부분을 통해 사포닌 성분을 섭취해왔다. 하지만 농촌진흥청이 진생베리의 성분을 분석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열매에 들어있는 사포닌의 함량이 뿌리보다 2배나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행 개선 및 간 질환 개선 효과 탁월

당연한 움직임이지만 진생베리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삼과 관련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인삼공사의 경우는 진생베리의 혈행 개선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의 관계자는 “진생베리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올리브유의 올레인산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밝히며 “이를 잘 활용하면 올리브유보다도 더 뛰어난 혈행(血行) 개선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진생베리의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혈행 개선 효과에 대해 의료계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중년 남성의 심혈관 질환과 중년 여성의 수족냉증을 예방하는데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진생베리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혈관에서 크게 두 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첫째는 혈관 확장 물질의 분비를 촉진시켜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작용이고, 둘째는 혈관 내벽을 이루는 세포에 대한 보호 작용이다.

인삼 열매는 혈행 개선 및 간 질환 개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 열매는 혈행 개선 및 간 질환 개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인삼공사

혈관 염증 발생을 억제하고, 동맥경화를 방해하는 기능을 통해 중년 남성들의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혈관수축으로 인해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인삼공사만큼이나 인삼과 관련하여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진생베리의 간 질환 개선 기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동물 실험을 통해서 진생베리의 추출물이 알코올성 지방간 등 알코올로 인한 간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알코올성 간 손상을 입은 쥐에 진생베리와 헛개나무 추출물을 각각 3주간 투여한 결과, 간세포 등이 손상됐을 때 증가하는 효소인 ALT와 AST가 진생베리 추출물 투여군에서 최대 38.7%가 감소했고, 헛개나무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최대 27.4%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농촌진흥청의 관계자는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은 진행하지 못했지만, 진생베리가 간 기능 개선 효과를 보인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본다”라고 언급하며 “인삼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진생베리 추출물을 투여하는 동안 실험쥐들에게서는 별다른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4-28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