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지르고, 때리고, 밀치거나 말로 심하게 야단치고...
이렇게 자녀를 양육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사실이 또 한번 증명됐다.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또 있을까? 하지만 어느 부모든지 고민하는 것이 있다. 어떻게 키워야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일까 하는 방법이다.
‘엄하게 키운다’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소리지르거나 때리거나 밀치거나 이름을 부르면서 심하게 야단치는 ‘매우 엄한 양육’은 역효과가 난다고 발달심리학자인 로셀 헨지스 (Rochelle Hentges) 피츠버그대학 교수는 과학저널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 2월호에 발표했다.
13세부터 9년동안 관찰한 내용 분석 발표
미국 메릴랜드에서 자란 1,500명의 청소년을 9년 동안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매우 엄한 양육’을 받은 자녀들은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탈락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12세에서 13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이렇게 엄한 양육을 받기 시작하면 2년 뒤 부터는 부모보다 친구와 더 가까워진다.
그러면서 더 많이 싸우거나 훔치고 비행이나 성적 일탈에 빠지는 행동에 빠지기도 한다.
이미 많은 연구들이 엄격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은 학업 중도탈락율이 높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헨지스 교수 연구는 ‘왜 그 같은 일이 벌어지는지’를 오랜 기간 관찰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한 점이 다르다. 연구팀은 같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균나이 12.74세 부터 9년 동안 관찰해서 얻은 데이터로 분석했기 때문에 새로운 통찰력을 주고 있다.
연구팀은 너무 엄한 부모에게 양육받은 청소년은 다음과 같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 부모가 정해주는 규칙 보다 친구들의 말을 더 따른다. (부모 말을 안 듣는다.)
- 그러다 보면 학교 수업에 등한히 하게 된다.
- 싸우거나 훔치는 비행이 늘어난다.
- 여학생은 성적 행동에 빠지기 쉽다.
- 중도탈락율이 높아진다.
- 장기적이고 더 큰 목표를 지향하기 보다, 단기목표에 집착한다.(그래서 학업을 일찍 포기한다)
이번 연구에서 헨지스 박사는 학생들이 미래를 기대하기 보다 현재에 집착하는 행동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에 교육목표가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헨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의 삶을 이야기처럼 풀어나가면서, 부모의 양육방법이 교육적으로 어떤 성과를 내는 것이며,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그리고 성적인 행동 및 비행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를 처음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엄격하게 양육한 것이 자녀들로 하여금 직접적으로 학업에서 탈락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 같은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너무 엄한 양육이 자녀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하는 큰 그림에서 본 것이 특징이다. 연구원들은 사회경제적인 배경이나 시험성적 그리고 평균성적 같은 교육적인 성적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은 조심스럽게 다뤘다.
메릴랜드청소년발달센터(Maryland Adolescent Development in Context Study)는 미국 워싱턴 DC부근에서 사는 1,482명의 청소년에 관한 자료를 축적해왔다. 발달센터 연구원들은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자료를 받았다.
부모가 신체 언어적으로 공격했는지, 또래 동료와는 어떤 관계를 맺는지, 성적 행동이나 싸움 및 비행 등에 관한 자료를 오래동안 축적해왔다. 헨지스 박사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한 것이어서 다양한 요인의 상관관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부모가 소리지르고, 때리고 말이나 신체적으로 강압적인 행동을 하거나 밀치는 등의 매우 엄한 양육을 하면, 청소년들은 2년 뒤부터는 또래 친구를 더 의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은 자기 부모가 정해주는 규칙이나 학교 공부 보다 친구를 더욱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이나 부모가 똑똑한 것과는 상관관계 적어
그러면서 점차 남학생은 더욱 비행에 빠지곤 했으며, 여성들은 성적인 행동에 일찍 빠져들었다. 결국 청소년들을 둘러싼 엄한 환경은 생존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녀들은 장기적인 목표 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인 보상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학생이 얼마나 똑똑한지, 그리고 부모가 얼마나 많은 교육을 받았는지와는 상관없이 일찍 학업을 중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헨지스 박사는 “청소년들이 1차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을 통해서 필요가 충족되지 못하니까, 동료에게서 대신 찾는다”고 설명했다.
헨지스 박사는 “이번 연구는 어떻게 하면 이 같은 형편에 빠진 자녀들을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통찰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에게도 단기적인 관점에서 가르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라서 졸업 후 직업을 가질 때를 생각하는 큰 그림을 그리도록 격려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7-0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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