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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10-06

인간 수명 최대치에 도달했다 절대 한계 수명은 12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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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이 발달하고 영양이 좋아지면서 인간 수명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없지 않다. 인간의 ‘출생 후 기대수명’(LEB)은 인류 출현 이래 점점 길어진 것이 사실. 오랜 옛날 청동기나 철기시대인들의 수명은 26세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2010년의 세계 기대수명은 67.2세. 특히 수명이 긴 나라도 꼽히는 일본은 83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과학자들은 대규모 자료 조사를 통해 공인된 최고령자가 기록한 수명을 넘어서까지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5일자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인간 수명이 이미 최대치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인간의 수명은 현대로 올수록 꾸준히 늘어났으나 1995년에 이미 최대수명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 ScienceTimes
인간의 수명은 현대로 올수록 꾸준히 늘어났으나 1995년에 이미 최대수명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인간 수명, 1990년대에 이미 최대치 도달”

19세기 이래 인간의 평균 기대수명은 공중보건과 음식, 환경 등의 향상과 개선에 힘입어 계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예를 들어 지금 미국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의 평균 기대수명은 79세로, 1900년에 태어난 미국 어린이들의 평균 기대수명 47세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이와 함께 최고령자가 생존할 수 있는 나이인 최대 수명도 197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대 연구진에 따르면 이 같은 최대수명 상향곡선은 이미 정점에 다다라 꼭지점을 찍었다는 주장이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얀 페흐(Jan Vijg) 아인슈타인의대 교수(분자유전학 · 안과학)는 “생물학자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최대수명 증가세가 곧 끝날 것이라고 생각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우리 연구 결과를 보면 인간의 수명은 최대치에 도달했고, 그 일은 이미 1990년대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페흐 교수팀은 40개국 이상에서 사망률과 인구통계를 모은 데이터베이스(Human Mortality Database) 자료를 분석했다. 이 나라들은 대체로 1900년부터 노년기 사망률이 감소세를 보였다. 즉 특정한 해에 태어나 70세 이상까지 생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이는 평균 기대수명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연구를 수행한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의대 얀 페흐 교수.  페흐 교수는 인간 수명을 늘리기 위해 투자되는 자원을 노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건강수명 연장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연구를 수행한 미국 앨버트 아인슈타인의대 얀 페흐 교수. 페흐 교수는 인간 수명을 늘리기 위해 투자되는 자원을 노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건강수명 연장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 Albert Einstein College of Medicine

고령자 사망 연령 높아지다 1995년에 정점 찍어

그러나 연구진이 1900년 이래 100세 이상 고령자들의 생존이 향상됐는지를 살펴본 결과, 언제 태어났느냐와 상관 없이 생존에서 얻는 이익이 100세 부근에서 정점을 이루고 그 이후에는 급속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페흐 교수는 “이것은 노년 사망률 감소에서 얻어지는 이익이 줄어든다는 것을 가리키며 인간 수명에 대한 잠재적 한계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페흐 교수팀은 이어 ‘국제 장수 데이터베이스’( the International Database on Longevity)에서 ‘보고된 최고령 사망 연령’(maximum reported age at death)을 뽑아 조사했다. 1968년에서 2006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 일본, 영국 4개국에서 110세 이상 생존한 것으로 증명된 사람들과 많은 수의 장수자들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다. 조사 결과 100세 이상 고령자가 사망하는 연령은 1970년대와 1990년대 초 사이에 급속하게 높아졌으나 1995년부터 정체되는 양상을 보임으로써 인간 수명의 한계에 대한 또다른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자들은 이 정체기가 1997년에 끝났다고 보고 있다. 이 해는 122세로 사망한, 기록상으로 최고령자였던 프랑스 여성 잔느 깔망(Jeanne Calment)이 세상을 떠난 해다.

세계 여러 나라의 기대수명을 색으로 표시한 그림(2016년 2월 20일 현재) ⓒ Wikipedia / Fobos92
세계 여러 나라의 기대수명을 색으로 표시한 그림(2016년 2월 20일 현재) ⓒ Wikipedia / Fobos92

평균 최대수명은 115세, 절대 한계 수명은 125세

연구진은 ‘보고된 최고령 사망 연령’ 데이터를 사용해 인간의 평균 최대 수명을 115세로 설정했다. 이것은 기록상 오래 산 사람들이 대체로 115세를 전후해 사망한 것을 참작한 계산이다. 위에 언급한 기록상 역대 최고령 사망자인 잔느 깔망은 통계에서 예외적인 경우다. 연구진은 최종적으로 125세를 인간 수명의 절대 한계로 계산해 냈다. 이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 125세까지 사는 사람을 볼 확률이 1만명에 한 명꼴도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흐 교수는 “각종 감염병과 만성질환을 이길 수 있는 의술이 개발된다면 평균 기대수명은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최대 수명은 늘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치료법들이 우리가 계산한 한계를 넘어 인간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볼 수는 있으나, 그런 진전이 있으려면 집단적으로 인간 수명을 결정하는 것으로 보이는 많은 유전적 변이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흐 교수는 현재 인간 수명을 늘리기 위해 투여되는 자원을 노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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