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트를 이용한 혈전 제거기가 막힌 뇌혈관을 뚫는 치료에 활용됨으로써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미국 로욜라의대 신경과학자들은 신경학 학술지 ‘신경학치료 전문가 리뷰’(Expert Review of Neurotherapeutics) 최근호(24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스텐트 제거기(Stent retrievers)가 뇌경색으로 생기는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에서 큰 진전을 이뤄 뇌졸중 치료 시스템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혈전 뚫어 혈류 복구하고 그물망 스텐트로 혈전 빼내
뇌졸중의 87%는 혈전(피떡)이 뇌 부위에 흐르는 혈관 속을 막아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이며, 핏줄이 터져서 생기는 출혈성 뇌졸중은 10% 내외로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다.
연구팀은 2015년에 34명, 2016년 6개월 동안 21명의 뇌경색 환자에게 스텐트 제거기를 시술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스텐트 제거기는 철선 끝에 붙어있는 그물망 튜브로, 스스로 펴지도록 만들어졌다. 얇은 관인 카테터에 이어져 혈관을 통해 시술된다. 혈관 전문가들이 사타구니에 있는 동맥에 이 카테터를 삽입한 다음 여러 동맥을 거쳐 뇌의 혈전 부위에 다다르도록 유도한다.
스텐트 제거기가 막힌 혈관에 도달하면 전문가들이 이를 작동시켜 동맥의 굳어진 혈전 가운데를 뚫어 혈전을 혈관 벽쪽으로 밀어붙인다. 이렇게 되면 막혔던 혈관이 바로 뚫려 피가 흐르게 된다. 그 다음 스텐트 제거기가 혈전을 그물망으로 움켜잡아 카테터를 몸 밖으로 빼낼 때 혈전도 함께 끄집어내는 것.
논문 저자인 릭 길(Rick Gill) 신경과 전문의와 마이클 슈넥(Michael J. Schneck) 신경과 교수는 “바야흐로 스텐트 제거기의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의 혈관내 시술 패러다임에 큰 변혁이 생길 것”이라고 서술했다.
"앞으로는 응급후송 중에도 시술해 뇌졸중 후유증 크게 줄일 것"
저자들은 논문에서 현재 쓰이고 있는 제품인 트레보(TREVO)와 솔리테어(Solitaire) 등의 신제품들이 머시(MERCI)나 피넘브러(Penumbra)와 같은 전세대 제품들에 비해 기술적으로 어떤 획기적인 진전을 이뤘는지도 설명했다. 초기 제품들은 혈전 용해제에 비해 이렇다 할 비교우위가 없었으나 신 제품들에 대한 최근의 임상 결과들은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를 줄이는데 이 신제품들이 혈관 안에 투입하는 섬유소 분해작용제(tPA)보다 명백한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혈전용해제는 혈류 흐름을 복구해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을 줄인다. 이 혈전용해제는 혈전 크기가 비교적 작을 경우에 효과가 있으며 적어도 발병 4시간30분(80세 이상인 환자는 3시간) 안에 투여해야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통상 발병 3시간 안에 환자를 혈전용해제 투입이 가능한 병원으로 옮기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들 상당수는 혈전용해제 투입이 안전하지 않을 수 있고, 그 자체로 혈류 흐름을 회복하는 데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스텐트 제거기는 바로 이런 환자들의 뇌혈전을 제거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
길 박사와 슈넥 교수는 앞으로 스텐트 제거기가 혈류 복구에 기술적으로 더욱 큰 진보를 이루고, 더 많은 환자들이 이를 통해 도움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텐트 제거기가 확산되면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는 장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긴급의료원들이 심한 뇌졸중 환자를 후송하는 중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들은 신경과 시술을 할 수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는 중에 스텐트 제거기 시술을 함으로써 후유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6-06-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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