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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3-25

“비만 엄마, 자녀 당뇨병 위험 높다” 렙틴 호르몬이 뇌와 췌장 신경연결 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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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우리 몸의 췌장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분비된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한 특징으로 꼽힌다. 당뇨병이 있으면 피 속의 당분이 제대로 분해되지 못 해 혈관 손상을 일으키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을 비롯해 눈의 망막이나 신장, 신경이 망가지는 합병증을 일으키게 된다.

당뇨병의 근본원인은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지방세포를 중심으로 한 연구들이 소개되고 있다.

비만과 당뇨병의 상관성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팀은 지난 7일 ‘네이처 의학’에 골격근육 안에 많은 지방이 쌓이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근육의 지방수치를 줄이면 이론적으로 인슐린 저항성도 예방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생활습관에 따른 과도한 비만이 당뇨병의 발병 요인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연구다.

최근에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태아 때 뇌와 췌장 사이의 신경세포 연결을 저해한다는 사실이 발표돼 2형 당뇨병의 원인, 특히 비만 엄마의 자녀가 당뇨병을 앓게 되는 원인을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게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어린이병원(CHLA) 부설 사반 연구소 연구진은 생명과학 저널 ‘셀’(Cell) 24일자 온라인판(책자는 4월 5일자)에 배아 발달 기간 중 렙틴(leptin) 호르몬이 부교감 신경계에서 이전에 발견하지 못 했던 새로운 조절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렙틴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균형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발병하는 초기 기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렙틴 호르몬이 태아발달기 뇌와 췌장 사이의 신경 연결을 저해해 2형 당뇨를 일으키고 생체 항상성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 Sebastien G. Bouret, PhD
렙틴 호르몬이 태아발달기 뇌와 췌장 사이의 신경 연결을 저해해 2형 당뇨를 일으키고 생체 항상성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 Sebastien G. Bouret, PhD

뇌와 췌장의 통신 단절이 혈당 조절력 손상시켜”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들로 이루어진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직접 제어해 혈당치를 조절하는 필수적 역할을 한다. 인슐린 분비와 혈당치는 또한 렙틴을 포함한 호르몬 요소들에 의해서도 조절된다. 당뇨병은 이 같은 췌장 기능과 인슐린 분비가 조절 장애를 겪는 현상이다.

CHLA의 발달신경과학 프로그램 연구원이자 남캘리포니아의대 소아과 조교수인 세바스천 부레(Sebastien G. Bouret) 박사는 “핵심 발달기에 있는 배아 쥐의 뇌를 렙틴에 노출시킨 결과 뇌간(腦幹)에서 췌장에 이르는 신경세포 성장에 영구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며, “이로 인해 이 쥐가 다 자란 후의 인슐린 수치 균형에도 장기적인 장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배아 발달기에 뇌와 췌장베타세포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이 일어나는 자율신경 생성 분포를 관찰한 결과 쥐의 뇌간에 렙틴 수용체가 고발현돼 있었다. 연구진이 임신 중기에 있는 쥐 배아의 뇌에 렙틴을 1회 직접 주입하자 뇌간과 췌장 사이의 연결성이 영구적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

부레 교수는 “뇌와 췌장의 통신 단절은 쥐가 성체가 된 뒤 당(糖) 조절력과 생리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항상성(恒常性)이 손상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의 새로운 역할을 밝혀냄으로써 렙틴 수치가 높은 엄마의 자녀들은 2형 당뇨병과 비만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볼티모어 머시의료원 서프니트 살루자 박사가 당뇨환자들을 상담하고 있다.  ⓒ Mercy Medical Center in Baltimore
미국 볼티모어 머시의료원 서프니트 살루자 박사가 당뇨환자들을 상담하고 있다. ⓒ Mercy Medical Center in Baltimore

섬유소 풍부한 음식 먹고, 정기적으로 운동해야”

그러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있을 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병은 특별한 예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다. 전체 당뇨병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은 흔히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신체 운동과 식사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통알곡과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 생선이나 땅콩 등에 들어있는 다가불포화지방 등이 추천되며, 금연과 함께 설탕이 많은 음료수, 붉은 살코기와 포화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연구팀은 몇 가지 천연 보충제가 혈당치를 줄이고 당뇨병 전증(前症)이 완전 당뇨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효과가 확실치 않을 수도 있다. 호로파(황갈색 씨앗을 양념으로 쓰는 식물)나 계피 추출물, 사과식초 등도 그런 보조식품의 하나이나 과연 실제로 혈당을 낮추는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서프니트 살루자(Supneet Saluja) 미국 볼티모어 머시의료원 내분비내과 의사는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정기적으로 신체운동을 하는 것이 당뇨 전증 환자들이 당뇨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특히 의사와 상의 없이 처방 받은 보조식품을 함부로 바꾸지 말라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3-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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