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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지혜 객원기자
2016-03-21

제2의 한미약품 나오려면? 차별화된 전략과 정부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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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불황이 심각한 요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면 바로 의약품산업이다. 60년이 넘은 제약산업이 최근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된 사건이 있으니 바로 한미약품의 8조원 규모 기술수출이다. 엄청난 규모의 기술수출은 제약산업에 큰 기대를 하지 않던 정부도, 큰 관심이 없던 국민들도 모두 한미약품을 주목하게 만들었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한미약품은 제약업계와 제조업 전반에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이에 제약기업들은 주춤하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의 100분의 1 수준의 연구인력으로 만든 한미 기술수출

한미약품은 연간 매출액에 20% 수준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기업에 기술을 수출해 기적을 만들어 낸 한미약품의 성공비결은 바로 과감한 연구개발이다. 국내 제약업체 연구개발 규모로서는 최고 수준의 비율로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이 기술수출이라는 대어를 낚은 것이다.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기업의 100분의 1수준인 연구인력 510명의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24건의 임상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1525억원(2014년 기준)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다.

글로벌 기업에 8조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한 한미약품이 화제를 모으며 제약업계에 신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 한미약품/ScienceTimes
글로벌 기업에 8조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한 한미약품이 화제를 모으며 제약업계에 신약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 한미약품

 “차별화된 전략과 글로벌 트랜드 선도할 게임 체인저 돼야”

한미약품은 지난 16일 양재동 KISTEP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한미약품 성공 사례와 대한민국 신약개발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한미약품의 성공 사례와 제약산업 육성법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권세창 부사장 겸 연구소장은 “제약산업은 2002년 글로벌 TOP 20 회사 중 대부분이 사라졌을 정도로 변화와 성장이 빠른 분야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 판을 벌릴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는 차별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에 비해 우리 나라 기업의 연구비, 연구인력이 모두 터무니 없이 열악하기 때문에 글로벌 트랜드를 선도할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 선 신약 기술수출, 후 독자적인 제품 개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성공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열악한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차세대 만성질환 치료제, 난치성 치료제, 희귀의약품, 바이오시밀러, 차세대 백신 등 글로벌 신약개발 트랜드에 대응하는 선택과 집중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원천 플랫폼 기반기술 개발로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한미약품 나오려면?

이처럼 한미약품은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기술수출에 성공해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제약기업들 중 제2의 한미약품은 탄생할 수 있을까.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제2의 한미약품이 만들어지는 기적을 위해서는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바이오PD는 "제2의 한미는 나올 수 있다. 제약산업이 60년 이상 버텨와서 한미약품의 기적을 만든 것처럼 이제는 탄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바이오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근 연세대학교 생명학과 교수는 "한미약품의 비약적인 성과는 기업의 노력과 공격적인 투자 결과이기도 하지만 국내 의약품 산업 생태계가 좋아진 것도 한 몫한다"며 "한국의 미래 먹거리는 의약품 산업이다. 기존 주력 산업이 주춤한 지금 의약품 산업의 육성은 국가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의약품 산업의 지원을 강조했다.

또 "기업의 신약개발 연구개발 투자 유도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국내 개발 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의약품 관련 유망 벤처 육성 및 기업간 교차 투자를 활성화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김은정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생명기초사업 실장은 "바이오에 대한 정부의 투자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는 산업 정책이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산업 생태계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 스타트업, 대기업 등 민간에서 자체 투자 확대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개발 성과들이 경제적인 성과로 산업화 될 수 있도록 바이오분야에 정책과 산업정책이 함께 가야 하며 정부가 중장기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미약품도 마찬가지다. 권 소장은 "기업은 어느정도 바퀴만 돌려놓으면 기업 스스로 돌아갈 수 있으니까 신약 개발 과정이 워낙 길고 힘드니까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수준에 가기 위해 정책적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2의 한미가 나올 수 있느냐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도 많다"며 "한 기업이 모든 것을 다 해야 하는게 아니라 보는 눈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제2의 한미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의 100분의 1 수준의 연구인력으로 개발한 기술을 수출했듯이 10명이 만든 기술을 한미약품이 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하는 것이 아닌 잘 하는 것에 집중해서 신약을 개발하면 제2의 한미가 나오는 기적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지혜 객원기자
xxxxxxx777@nate.com
저작권자 2016-03-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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