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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3-11

줄기세포 이용한 획기적 백내장수술 수정체 맑게 재생하는 것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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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물체가 뿌옇게 보이는 백내장이 생기면 인공수정체로 갈아끼우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었으나 앞으로는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새로운 수술기법으로 수정체를 맑게 재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UC) 샌디에고대와 쉴리(Shily) 안연구소 및 중국 합동 연구팀은 선천성 백내장이 있는 어린이들의 눈에서 백내장을 제거하고 줄기세포로 수정체를 깨끗하게 재생하는데 성공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9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이번 시험치료는 동물실험을 거쳐 인체 대상의 소규모 임상시험으로 실시됐다. 시험치료 결과 현재의 기준 치료법에 비해 합병증이 매우 적었고, 수술을 받은 소아 백내장 환자 12명 모두 뛰어난 시력을 갖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천성 백내장은 태어나면서부터 혹은 출생 직후에 우리 눈에서 일종의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흐려져 물체가 뿌옇게 보이는 등 어린이들에게 심각한 시력상실을 안겨주는 질환이다. 수정체가 흐려지면 각막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망막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시각정보가 뇌에 올바로 전달되지 않아 시력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새로운 백내장 수술법을 개발한 UC 샌디에고대 장 캉 교수 ⓒ UC San Diego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새로운 백내장 수술법을 개발한 UC 샌디에고의대 장 캉 교수 ⓒ UC San Diego

줄기세포 성장 자극하는 미세침습 수술 개발

UC 샌디에고 의대 강 장(Kang Zhang) 안과유전학 주임교수는 “줄기세포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개개인의 자가 줄기세포로 인체조직이나 기관의 복구 및 질병 치료를 위한 재생 능력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서 장교수팀은 인체 내생(內生) 줄기세포의 재생능력을 활용했다. 이 방법은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실험실 배양 방식은 병원체가 유입되거나 면역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으나 내생 줄기세포 치료법은 손상되거나 문제가 있는 부위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줄기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그런 위험이 적다. 사람 눈에서는 수정체 상피 줄기세포와 수정체 상피세포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비록 생산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대체 수정체 세포를 만들어낸다.

현재 이루어지는 소아 백내장 수술은 주로 수정체의 상피세포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세포가 뿌옇게 자라나는 것을 파괴하는 방법이나 시력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동물모델에서 수정체 상피세포가 재생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후, 미세침습적 수술기법을 개발해 수정체가 수술 후에도 원래 모양을 유지해 조리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수술을 하면 수정체 상피세포가 잘 자라도록 자극함으로써 밝은 시야를 가진 새로운 수정체를 형성하게 된다.

심한 백내장이 생겨 뿌옇게 보이는 눈(왼쪽)과 눈의 평면 구조. ⓒ Wikimedia
심한 백내장이 생겨 뿌옇게 보이는 눈(왼쪽)과 눈의 평면 구조. ⓒ Wikimedia

백내장 수술의 ‘패러다임 쉬프트’ 이루겠다”

연구진은 백내장을 가진 동물 대상 시험과 소규모 인체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수술기법이 기존의 수정체 상피세포로 하여금 기능적인 수정체를 재생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세 미만의 어린이 12명에게 새로운 수술기법으로 수술한 결과와 다른 25명에게 기존의 표준 방식으로 수술한 결과를 비교하자 기존 방식의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은 수술 후 염증과 조기 안압 발생, 수정체 혼탁 증가 현상이 훨씬 많았다.

이에 비해 새 기법으로 수술 받은 어린이들은 합병증이 거의 없었고,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였다. 특히 수술 3개월 후에는 모든 환자에게서 양면이 볼록한 맑은 수정체가 재생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교수는 “이번 연구의 성공적인 결과는 인체 조직이나 기관의 재생 그리고 질병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으며, 인체가 가진 본연의 재생능력을 활용함으로써 재생치료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교수팀은 현재 이 연구 결과를 노인성 백내장 치료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노인성 백내장은 세계적으로 시력손상을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으로 미국에서만 20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있고, 매년 400만명 이상이 인공수정체 삽입수술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포함한 백내장 수술은 전체 수술 건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 가까운 것을 보기 위해 안경 등을 써야 한다. 장교수는 “새로운 수술기법으로 백내장 수술 후에도 안전하고 불편이 없도록 백내장 수술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이루겠다”고 장담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3-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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