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는 지난 1월 호주 오픈테니스대회 도핑테스트에서 금지된 약물인 멜도니움(Meldonium)이 검출된 사실을 통보받자 최근 급히 기자회견을 열어 가족력인 당뇨병 등의 예방을 위해 이 약물을 10년 동안 복용해 왔다고 밝혔다.
멜도니움은 심장병 치료 및 보호 효과 외에 운동선수들의 부상을 빨리 회복시키고 스트레스도 줄이는데 도움을 주는 약물로 알려진다. 그러나 동물실험 결과 당뇨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보고돼 있다.
현재 28세인 샤라포바가 그동안 어깨 부상으로 더러 고생은 했어도 당뇨가 있다는 얘기는 나온 적이 없다. 4세 때 처음 라켓을 잡고 7세 때부터 본격적인 테니스 훈련을 해온 그에게 앞으로 당뇨병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 같은 추측은 실제로 청소년시절 열심히 운동하면 당뇨 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가 뒷받침해 준다.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 의대 연구팀은 18세 때 에너지를 전환하는 유산소 능력이 낮고 근력도 약하면 성인이 돼 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세 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또 뚱뚱하지 않고 정상적인 체질량지수(BMI)를 가진 사람이라도 신체 운동을 소홀히 하면 장기적으로 당뇨가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내과학 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청소년 시절부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병행해야”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대학과 스웨덴 룬드 대학 연구팀은 1969년부터 1997년까지 약 30년 동안 150만명 이상의 스웨덴 남성 군 입영자를 대상으로 신체 단련(fitness)과 건강 기록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스웨덴의 국가보건시스템을 통해서 최대 62세까지 수십년 동안 이 집단의 건강 자료를 살펴보고 군 입영자들이 그 이후 2형 당뇨병에 걸렸는지의 여부와 상태에 대한 추적 정보를 얻었다.
논문의 주 저자인 케이시 크럼프(Casey Crump) 아이칸의대 인구보건학과 교수는 이 연구가 “체질량지수나 가족력, 사회경제적 요인 등과는 상관 없이 청소년기의 신체 단련과 2형 당뇨병의 장기적인 위험성과의 관계를 조사한 최초의 사례”라며, “연구 결과 당뇨병 예방은 청소년 시기부터 일찍 시작해야 하고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팀들이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체질량지수가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암을 비롯한 다른 건강 문제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어떤 연령대가 2형 당뇨병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개인 생활과정에서의 장기적인 신체운동 측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의학 및 커뮤니티 보건학 주임교수인 닐 카먼(Neil Calman)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학교에서 적절한 운동프로그램을 발전시키고 공동체 안에서 어린이와 10대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뛰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나가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30년간 당뇨병 두 배 이상 늘어
당뇨병은 우리 몸 안에서 혈당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 하거나 충분히 생산되지 못해 혈당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혈관 등 여러 기관에 문제가 생기는 만성 대사질환이다. 심하면 콩팥과 망막이 망가지고 신경이 파괴돼 실명을 하거나 다리를 절단하는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올 수 있다. 현재 미국에는 2900만명의 당뇨환자가 있고 당뇨병이 사망원인 7위에 올라 있다. 세계적으로는 3억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나라에서는 30세 이상 인구의 11%가 이 병을 앓고 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당뇨로 인한 입원율이 인구 10만명 당 310.7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 149.8명(OECD 2015년 보건의료지표)보다 두 배 이상 높아 주요 국민보건 문제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30년간 비만 인구 비율이 높아지고,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당뇨병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당뇨병은 몸 안에서 혈당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나타나는데, 이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 수용체 부족이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자세한 원인은 확실히 규명되지 못했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새로운 경로 발견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 페렐만 의대 연구진은 실험용 쥐와 인간의 근육 및 혈액 표본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나는 기전을 연구한 결과 한 아미노산의 높은 농도와 2형 당뇨병 사이에 연계관계가 있음을 발견해 ‘네이처 의학’( Nature Medicine) 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췌장 베타세포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슐린 저항성을 혈당치와 연관짓지만 당뇨병은 또한 과도한 비만이 문제로서 특히 골격근 안에 많은 지방이 쌓여 이것이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게 된다. 연구팀은 따라서 근육의 지방 수치가 줄어든다면 이론적으로 인슐린 저항성도 예방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특정 아미노산이 분해돼 나오는 3-HIB란 복합물이 근육세포에서 분비돼 골격근 조직에 더 많은 지방을 수송할 수 있도록 혈관 벽 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과정을 통해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고 이어서 쥐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게 된다. 반대로 근육세포에서 3- HIB의 합성을 저해하면 근육에서의 지방 축적이 차단됐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졸탄 아라니(Zoltan Arany) 심혈관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경로 즉, 우리 몸이 근육 안으로 지방을 계속 축적하려는 아미노산들을 분쇄하는 방법은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향후 연구에 새로운 교두보를 놓았고, 개념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당뇨벙 타겟 치료법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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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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