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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박응서 객원기자
2016-02-11

콩 싫어하는 아이, 어떻게 먹일까 콩이 지구를 살린다(6) 녹두와 강낭콩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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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콩이 슈퍼푸드로 인기가 높지만 어린이들에게 콩을 먹이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밥에 콩을 넣어서 주면 적지 않은 수가 콩을 골라내서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콩은 단맛이 나지 않는데다 딱딱한 식감으로 인해 반찬으로도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미국 예일대의 애니 워트츠 박사와 카렌 윈 박사의 2013년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채소를 먹지 않는 이유가 유전적 생존 본능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생후 8개월부터 18개월이 된 47명의 아이들 앞에 진짜 식물 2종류,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조식물 2종류, 다른 인공사물 2종류 총 6종류를 두고 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실험 결과 아이들은 실제 식물을 만지는 것을 기피했다. 

콩이 건강에 좋아 어른들에게는 인기가 높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유전적 생존 본능에 의해 콩을 싫어한다. 사진제공 홍윤선
콩이 건강에 좋아 어른들에게는 인기가 높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유전적 생존 본능에 의해 콩을 싫어한다. 사진제공 홍윤선

연구팀은 아이들이 식물을 만지는 것을 기피하는 행동이 꽃과 식물에 의한 중독현상을 피하기 위해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갖게 되는 선천적인 유전적 생존 본능이라고 밝혔다. 잎이 많은 식물이나 색이 있는 채소를 먹었을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어린이들이 콩을 싫어하는 것도 콩이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본능에 따른 반응이라는 것이다.

이유 있는 어린이들의 콩 기피

실제로 콩을 날로 먹으면 설사나 배에 가스를 생겨 먹으면 몸에 해로워 생존에도 불리해진다. 또 콩 속에 많이 들어 있는 피트산은 아연과 칼슘, 마그네슘이 몸 안으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콩에는 맛이 쓰고 입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아이소플라본이 들어 있다. 콩에 들어 있는 기능성물질인 아이소플라본은 항산화물질로 항암작용도 해 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콩에 든 폴리페놀과 무초단백질로 인해 약간의 떫은 맛도 난다. 그런데 이 물질들은 어른에게는 필요해도 어린이들에게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성분이다.

게다가 콩은 기본적으로 비린내가 있다. 콩에 많은 지방이 분해효소와 만나서 콩 비린내를 만들기 때문이다. 생콩에서는 비린 맛이 강하고, 삶으면 약해진다. 하지만 삶은 콩에서도 특유의 묘한 맛이 난다. 어른들은 잘 느끼지 못해도 어린이들은 이 맛 또한 비린 맛의 하나로 느낀다고 한다.

콩 중에서도 강낭콩은 맛이 특히 더 강해 어린이들이 더 싫어하는 편이다. 반면 완두콩이나 쥐눈이콩은 상대적으로 맛이 약해 어린이들도 잘 먹는 편에 속한다.

콩은 먹어도 혈당량이 거의 늘지 않는 고단백 식품이다. 주성분이 탄수화물로 쉽게 당으로 분해돼 뇌에 포만감을 주는 쌀밥과 달리 콩은 먹으면 배는 부르지만 잘 먹었다는 느낌이 덜 든다.

콩 싫어하는 습관 바꿀 수 있어

이처럼 어른들은 몰라도 콩에는 어린이들이 싫어할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 특히 콩은 삶거나 굽더라도 70% 정도 밖에 소화가 되지 않는 단점도 지니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콩을 먹게 하려면 콩을 좋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에게 콩을 먹게 하려면 콩을 좋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쌓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먹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 윤한나

그럼 어린이들에게 콩을 먹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일대 연구팀은 아이들에게 식물이 안전하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경험하게 한다면 콩이나 당근 같은 식물을 먹지 않는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강제로 먹게 만들거나 야단치기보다는 콩이나 당근 같은 채소를 먹어도 괜찮다는 정보를 주며 경험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마다 콩을 좋아하게 될 때까지 다양한 정보와 경험,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콩 전문가들은 소화가 잘 되는 녹두나 강낭콩부터 시작하도록 권한다. 이들 콩에는 구조가 복잡한 다당류가 적어 우리 몸에 있는 소화 효소로도 쉽게 분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콩을 주 단위로 주기적으로 조금씩 먹어 몸이 콩을 분해하는 방법을 알도록 만들도록 한다. 그런 다음 조금씩 양을 늘려 간다. 물론 강낭콩은 맛이 강해 어린이들의 거부감도 클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박응서 객원기자
gopoong@gmail.com
저작권자 2016-0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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