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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6-01-25

브라질올림픽 앞두고 지카바이러스 비상 "임신부 중남미 여행 자제"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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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옮기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20여개국에서 창궐하며 각국 보건당국은 이 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지역으로 퍼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브라질은 오는 8월 하계 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이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가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일 중남미 14개 국가 여행객들에게 지카 바이러스 감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했다. 중남미 국가와 인접한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5일 임신한 여성들에게 중남미 국가 여행을 늦추도록 권고하고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들은 여행 전 의사와 상의하도록 권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최근 중남미를 여행한 세 명이 지카 바이러스 양성으로 판정됐고, 지난 15일에는 감염지역을 여행한 하와이 여성이 머리가 평균보다 작은 소두증(小頭症) 어린이를 출산한 바 있다. 24일에는 프랑스에 이어 영국에서도 중남미를 여행한 세 명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얼마 전 대만에 입국한 태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왼쪽)와 이 바이러스에 의해 팔에 발진이 생긴 모습. ⓒ Wikipedia / CDC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왼쪽)와 이 바이러스에 의해 팔에 발진이 생긴 모습. ⓒ Wikipedia / CDC

아프리카에서 서서히 동진해 미주 상륙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로 알려져 있다. 이 바이러스는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의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고, 2007년까지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10 여건에 불과했다.

이 바이러스는 이후 서서히 동진해 남태평양 섬 지역을 거쳐 지난해 초 칠레의 이스터섬에서 발견됐다. 이어 미주 지역에 상륙한 후 지난해 5월부터 브라질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100만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브라질에서는 지카 바이러스 창궐 후 소두증 어린이 출산과 급성 신경성 질환인 길랭-바레(Guillain - Barre) 증후군 환자가 함께 늘어나 합동 역학팀이 바이러스와 이들 질병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다리의 발 쪽부터 힘이 빠지고 마비가 오며 호흡곤란, 맥박 변동, 소변 정체, 음식 삼키기의 어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개는 발병 2~3주 후부터 서서히 낫는다.

소두증은 갓 태어난 어린이의 머리 둘레가 32㎝ 이하(정상은 34~37㎝)인 경우를 말하며, 두뇌 발달이 정체돼 자라면서 걷기, 말하기 등의 능력이 떨어지거나 조기 사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 각국에 분포된 이집트 숲 모기 밀집도. 파란색 지역에는 모기가 없고, 빨간 색일수록 밀집도가 높다.   ⓒ Wikipedia / CDC
세계 각국에 분포된 이집트 숲 모기 밀집도. 파란색 지역에는 모기가 없고, 빨간 색일수록 밀집도가 높다. ⓒ Wikipedia / CDC

이론적으론 감염자의 피에 의해 전파 가능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텍사스 A&M 대학 의료진 등의 도움말로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지카 바이러스는 어떻게 감염되나?

뎅귀열이나 황열, 치쿤구냐와 같이 모기에 의해 옮겨지는 여러 질병처럼 숲모기 속(Aedes) 모기에 사람이 물려서 옮겨진다. 모기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물면 모기가 그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모기가 다른 사람을 물어서 감염시킨다. 물린 사람 중 20~25%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론적으로 감염된 사람의 피에 의해 감염이 될 수 있고, 중남미에서 일부 헌혈이나 성관계에 의해 감염이 됐다는 보고가 있으나 의학적으로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 증상은 어떠한가?

일반적인 증상은 약한 열이 나고 피부 발진이 생기며, 눈이 붉게 충혈되면서 관절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 근육통과 불편 및 피곤, 두통과 구토를 하는 수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통상 2~7일 정도 계속되며 합병증이나 후유증은 비교적 드물고 입원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가 직접적 원인이 돼 사망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치료는 가능한가?

증상이 나아지도록 대증요법을 실시하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하려면?

아직 백신이 없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다. 또한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고인 물 같은 서식지를 차단하고 주거지 창에는 방충망을 설치한다. 모기가 활동하는 야외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퇴치약을 사용한다.

-임신부 주의사항

브라질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가 만연되면서 신생아 소두증 출산이 함께 늘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임신 석 달 안에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소두증 어린이 출산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임신한 여성과 임신 예정인 여성은 특히 임신 후 첫 석 달 안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생각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시키지 않도록 먼저 자신이 모기에 물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신다. 특히 임신 중이라면 즉각 의사와 상담해야 하고, 유행지역에서 귀국하는 즉시 의사와 보건당국에 바로 알린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6-01-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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