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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6-01-08

위에 풍선 집어넣어 살 뺀다 알약 형태 캡슐 삼켜···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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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3명은 비만이라는 통계가 있다. 비만이 문제인 것은 단순히 살이 쪘다는 차원을 넘어 각종 질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이기 때문인데, 더 큰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체감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비만 치료의 새로운 트렌드인 위 풍선 시술 ⓒ Allurion
비만 치료의 새로운 트렌드인 위 풍선 시술 ⓒ Allurion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비만 환자들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위풍선(Gastric balloon) 시술에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위풍선 시술은 비만대사 치료 요법의 하나로서, 체중감량은 물론 고혈압이나 당뇨 등,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질환의 치료효과에 있어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기존 방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위풍선 시술

위풍선 시술은 내시경을 통해서 위 속에 작은 풍선을 집어넣어 포만감을 주도록 하는 시술이다. 풍선으로 인해 위 용적의 일부가 채워지면서,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에 식사량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이 시술의 목적이다.

실제로 위풍선 시술을 받은 전 세계 수천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개월의 기간 동안 평균 17.8kg의 몸무게 감량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위풍선 시술의 장점으로는 기존 비만치료 방법인 ‘위밴드술’이나 ‘위절제술’에 비해서 시술법이 간단하고, 전신마취가 필요치 않아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낮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복부 절개 없이 내시경을 통해서 간단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흉터의 발생여부나 안전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엘립스 비만 치료 시스템의 개요 ⓒ Allurion
엘립스 비만 치료 시스템의 개요 ⓒ Allurion

이 외에도 시술시간이 10분 내외로 짧고 3~4일이면 정상 생활로 복귀가 가능해서 바쁜 직장인들도 부담 없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들 때문에 북미나 유럽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위풍선 방법이 이미 널리 시술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위 속에서 풍선이 차지하고 있는 부피로 인하여 역류성 식도염이나 소화 불량 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내시경을 통해 풍선의 삽입과 제거를 반복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따른다.

이 같은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에는 알약 형태의 위풍선 시술이 개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내시경을 통해 일일이 풍선을 위에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알약 크기의 캡슐을 삼키고 나면 위에서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방식이다.

영국의 종합매체인 데일리메일(Daily Mail)은 미국의 의료기술개발업체인 알루리온테크놀로지스(Allurion Technologies)가 작은 캡슐 형태의 위풍선 시술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기존의 위풍선 시술이 안고 있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 느끼게 해줘

알루리온테크놀로지스(이하 알루리온) 사가 개발한 위풍선 시스템의 명칭은 엘립스(Ellipse)다. 언뜻 보면 일반 알약과 다를 바 없는 캡슐 형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캡슐은 매우 부드러운 폴리머 필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안에는 특수재료로 만든 풍선이 내장되어 있다.

캡슐에는 속이 비어있는 관이 연결되어 있어서, 캡슐을 삼키고 나면 관을 통해 물을 넣을 수 있다. 관을 통해 500ml 정도의 물을 넣으면 풍선이 부풀어 올라 위장 내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포만감을 제공한다.

엘립스는 풍선 형태로 약 4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환자의 위에 남아있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환자는 식사량이 대폭 줄어도 배고픔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도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게 약 4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는 풍선 외부에 형성된 벨브가 자동으로 열리면서, 풍선 안에 있던 물과 풍선 껍질은 자연스럽게 소화기관을 통해 환자의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만들어졌다.

4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화기관으로 배출된다 ⓒ Allurion
4개월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화기관으로 배출된다 ⓒ Allurion

그렇다면 엘립스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실제로 알루리온 사의 연구진이 비만인 성인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실시한 결과, 4개월 사이에 몸무게는 평균 10㎏, 허리사이즈는 평균 8㎝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험이 끝난 뒤 임상실험에 참여했던 환자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한 결과, 신체에 어떠한 부작용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하여 회사 관계자는 “물론 복부 팽만감이나 구역질 같은 부작용은 일부 환자들에게서 발생했지만, 사실 이 정도의 미미한 부작용은 이미 환자들이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구를 활용한 다이어트 시술이 극심한 비만 환자들의 식욕을 억제하고 건강을 되찾게 하는데 있어 부분적인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비만을 치료하는 절대적인 방법은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영국 글래스고대의 마이크 린(Mike Lean) 교수도 “위 풍선 시술은 짧은 기간 내에 몸무게를 줄이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면서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을 통해 꾸준히 몸무게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6-0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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