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흡연자는 42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8%에 달하는 수치다. 금연으로 인한 폐해도 심각하다.
매년 48만 여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10명 중 2명이 흡연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사실을 흡연자들도 잘 알고 있다. 전체 흡연자 중 약 70% 담배 끊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끈질기게 금연을 시도하고 있지만 성공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어떤 방식으로 담배를 끊어야 할지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USPSTF에서는 ‘행동 중재(behavioral interventions)’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금연치료 효과에 ‘개인 상담’이 최고
‘행동 중재’란 교육심리학 용어다. 상담, 심리 치료 등의 방식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습관이나 행동을 교정시켜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병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금연 상담에서 이 방식을 쓰고 있다는 것.

알버트 수이(Albert Sui) USPSTF 회장은 23일 의학정보 사이트 ‘메드스케이프(Medscape)’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연 치료에서 가장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방식은 ‘행동 중재’ 방식이라고 밝혔다.
의사가 행하는 3분 미만의 짧은 상담을 통해서도 금연 성공률이 30%에 이르는 등 상담 횟수와 시간에 비례해 금연 효과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이든, 아니면 집단 상담이든 상담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가능한 이 방식을 적용해줄 것을 주문했다.
USPSTF에서는 또 의료계가 흡연자 모두에게 금연 치료를 시행하고, 금연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에는 상담과 함께 니코틴 금단 증상 완화제 부프로피온(bupropion), 금연보조제 바레니클린(varenicline) 등을 사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반면 금연을 위해 자주 활용되고 있는 전자담배(e-cigarette)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전자담배가 유용한지, 아니면 해로운지에 대해 충분한 자료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 특히 전자담배의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사들 간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이 회장은 “조사에 참여한 의사 중 35%가 치료 중인 금연 환자에게 전자담배를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의사들은 전자담배의 효능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아리조나 대학의 프란체스코 가르시아(Francisco Garcia) 박사는 “전자담배가 금연 효과가 있는지 효용성과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유해성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금연효과, 아직 모호한 상태
그동안 USPSTF에서는 팻노드(Carrie Patnode) 박사 연구팀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전자담배에 대해 금연효과가 있는지 2번에 걸쳐 그 효용성에 대해 비교 조사한 바 있다. 첫 번째 실험에서650명의 흡연자가 참가했다.
6개월 동안 액체형 니코틴, 니코틴 패치가 들어있는 전자담배, 니코틴이 없은 전자담배를 피운 후 금연 효과가 있었는지를 조사했는데 전자담배를 피우기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300명의 흡연자가 12개월 동안 전자담배를 피운 다음 금연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니코틴 카트리지를 사용한 흡연자 중 4%가 흡연을 중단했다. 니코틴이 들어있는 전자담배를 피운 흡연자 중에서는 11%가 흡연을 중단했다.
팻노드 박사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전자담배가 시판되고 있고, 소비자들이 전자담배 효용성에 대해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전자담배 효용성, 제품 간의 차이점 등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USPSTF은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연구기관으로 특히 금연을 위해 의료계 등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제정해 공표하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 5월 발표된 기준을 일부 보완한 것이다.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의료인들이 금연 상담을 더욱 강화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란체스코 가르시아 박사는 “금연 환자의 경우 사람마다 그 성향이 달라 치료 방법 역시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끊임없는 간섭을 요구하고 있으며, 어떤 환자들은 약물 치료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연 치료에 성공을 거두기 위해 환자 성향에 맞춰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금연환자들에 대한 상담을 더욱 강화해줄 것을 주문했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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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9-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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