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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9-23

운동이 청소년 자살 줄인다 주당 4회 이상 충분한 운동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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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고교생들의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은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타인에 대한 총기난사는 정신적인 억압 등이 밖으로 표출돼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이상 행동이지만, 따돌림을 당하는 많은 학생들은 속으로 삭이다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오랫 동안 노인과 청소년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입시라는 장벽이 황금기 삶의 행복을 앗아가는 주범으로 지목된다. 우리 나라 학생들이 겪는 성적에 따른 부담과 '왕따', 미국 학생들이 느끼는 따돌림 등 청소년들이 겪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성장기의 분출하는 에너지를 감안할 때,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스포츠 활동 시간을 늘리고 부족한 시설을 확충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운동은 청소년들에게 ‘그나마 작은 행복을 준다’는 것이다.

따돌림 학생의 자살시도 정상 학생의 세 배

최근  규칙적인 운동이 따돌림 등으로 고통 당하는 학생들의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를 크게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미국 버몬트대 연구진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고교생 1만35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 청소년 위험행동 조사’(National Youth Risk Behavior Survey)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주에 4일 이상 신체활동을 하면 따돌림 당하는 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상상과 시도를 23%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20% 정도의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는 ‘미국 청소년 정신의학회 저널’(the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최근호에 발표됐다.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은 자살에 대한 생각과 실제 자살 시도를 포함해 정신 건강을 크게 개선한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 Josh Brown, UVM
청소년들의 신체 활동은 자살에 대한 생각과 실제 자살 시도를 포함해 정신 건강을 크게 개선한다는 연구가 소개됐다. ⓒ Josh Brown, UVM

이전의 연구들도 운동이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이번 연구는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들의 자살 생각 및 시도와 신체활동과의 관계를 밝힌 첫 연구다. 연구 대상 학생들은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위기감과 낮은 자존감, 분노, 우울, 슬픔과 약물 남용 등의 문제도 갖고 있었다.

연구 결과 대상 학생의 30%는 지난 해에 주당 두 번 이상 ‘슬프다’는 느낌을 가졌었고, 22% 이상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리고 8.2%의 학생이 같은 기간 실제 자살시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비교할 때 ‘슬픈 느낌’을 갖는 정도가 두 배, 자살 생각이나 시도는 세 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당 4회 이상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슬픔에 대한 생각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학생들은 운동하는 대신 약을 먹는다”

연구를 주도한 제레미 시볼드(Jeremy Sibold) 재활 및 운동과학과 교수는 “운동이 자해를 시도하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이고 중요한 효과를 준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방과후 운동활동이나 신체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자살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시행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건후생부는 청소년들이 매일 적어도 60분 이상 강도가 높거나 중간 강도의 신체 운동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그러나 2001년도에 학업에서 ‘뒤처지는 학생 없애기’(No Child Left Behind) 법안이 통과된 후 2001년과 2006년 사이에 주당 매일 혹은 최소한 3일 이상 체육시간을 갖게 하는 학교 수가 크게 줄어, 거의 반 정도의 학교는 평균 한 주에 한번도 체육교육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볼드 교수는 “이제 더 이상 학교에서 운동이 흔한 일이 아니고 운동을 권장하지도 않는 사태가 됐다는 것은 두렵고 좌절감을 주는 일”이라며, “학생들은 이제 운동하는 대신 약을 먹으며 ‘잘해 봐’라고 말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운동을 통해 학생들이 슬픔을 잊고 자살 충동과 자살시도를 억제할 수 있는데 왜 체육 교육을 제한하고 운동팀을 만들기 어렵게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9-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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