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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6-09

콩팥 건강으로 심장병 예견한다 64만명 조사 결과 사망률 예측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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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콩팥)은 우리 몸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몸 안의 수분을 균형 있게 유지시켜 주는 한편 호르몬을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신장의 기능도 줄어들지만 당뇨나 고혈압, 만성사구체 질환 등이 있으면 신장의 손상이 가속화돼 만성 신부전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진다. 만성 신부전증은 신장의 기능이 정상인에 비해 50% 이상 떨어져 회복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신장 기능의 손상은 당뇨나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대사증후군과 상관관계를 이루며 사망률을 높이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신장의 기능과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단순한 수치가 심장 질환의 위험도와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을 예견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신장기능 측정치는 전통적으로 활용돼온 콜레스테롤 및 혈압검사치에 필적할 훌륭한 표지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랜싯 당뇨 및 내분비학’ 저널(5월 29일)에서 신장 관련 수치의 새로운 활용도에 대해 소개히고, 이를 이용하면 환자가 더 나은 식이조절이나 운동을 해야 하는지의 여부, 심장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계 치료약을 투여해야 할 지의 여부 등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혈중 크레아티닌 수치와 단백뇨 검사치 활용

신장에 관한 정보는 이미 많은 환자들에게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핏속의 크레아티닌(creatinine) 수치를 점검하는 것이다. 크레아티닌은 근육활동의 부산물로서 이 수치를 재보면 신장이 얼마나 여과기능을 잘 하는지(사구체 여과율 추정치, eGFR)를 알 수 있다. 통상적인 정기 건강검진의 신장기능검사 항목에 이 크레아티닌 수치가 나와 있으며, 수치가 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다고 보면 된다.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또 다른 주요 검사는 단백뇨증 검사. 얼마나 많은 알부민 단백질이 콩팥에서 새어나와 소변으로 빠져나가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신장의 손상 정도가 높은 것으로 판정한다. 이 검사는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통상적으로 많이 시행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신장의 기능과 손상 척도가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등을 예측하는 주요한 지표가 된다는 연구조사를 내놨다. 사진은 국내 중앙신체검사소 채혈 장면 ⓒ 중앙신체검사소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 연구진은 신장의 기능과 손상 척도가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등을 예측하는 주요한 지표가 된다는 연구조사를 내놨다. 사진은 국내 중앙신체검사소 채혈 장면 ⓒ 중앙신체검사소

연구를 주도한 쿠니히로 마쯔시타 박사(역학)는 “헬스케어 제공자들이 신장의 기능과 손상 정도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면 환자들의 심장 질환 위험도를 훨씬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 측정값은 심장병 위험도의 좋은 지표이기는 하나 완벽하지는 않고, 이미 갖고 있는 신장에 관한 정보를 활용하면 더욱 향상된 진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코리쉬(Josef Coresh) 교수가 이끌고 있는 존스홉킨스 공중보건대의 만성신부전예측협력단(The Chronic Kidney Disease Prognosis Consortium)은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는 63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24개 연구 데이타와 이들 각각의 사구체 여과율 추정치(eGFR)및 단백뇨증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eGFR 수치와 단백뇨 모두 전반적인 심혈관 질환과 특히 심부전 및 심장마비,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 예측률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단백뇨 검사치는 더 강력한 예측변수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단백뇨 검사값은 예측 능력에서 콜레스테롤치와 수축기 혈압 측정치를 능가했고, 이를 활용해 흡연 여부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고혈압이 신장 손상하고, 신장 기능 부진이 심장병 불러

만성 신부전 환자들은 건강한 신장을 가진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이 생길 확률이 두 배나 높고, 대체로 반수 정도는 신장이 망가지기 전에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병원의 한 연구(미국신장학회지, 2004년)에 따르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없는 고혈압환자 281명을 13년 후에 조사해 보니 전체의 15%가 고혈압에 의한 만성 신장질환을 앓는 것으로 파악됐고, 17%는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심혈관 질환자 가운데 신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이 13%인데 비해 만성신부전 환자는 41%에 달했다. 고혈압이 만성신부전을 일으키고 이것이 다시 심장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이유로 여러 임상지침은 이미 당뇨와 고혈압, 만성신부전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신장 기능과 손상 정도를 측정 받도록 권하고 있다.

신장 질환과 심혈관 질환의 상관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생물학적 기전은 의학적으로 아직 완전하게 파악되지는 않았다. 일부 전문가는 신장 기능이 부진하면 체액이 과도하게 흘러 심부전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고혈압이 있으면 혈압을 낮추는 치료를 하더라도 신장 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고혈압이 혈류의 흐름을 감소시켜 신장에 손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신장 질환이 생겨 만성신부전이 악화되면 회복이 어려워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 금연과 함께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짠 음식을 덜 먹고, 건강검진시 신장 관련 검사치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6-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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