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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5-05-26

돌연변이 p53 제거해 암 치료 미국 스토니브룩 의대 연구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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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대표적인 종양 억제 단백질로 꼽히는 p53은 유전체의 돌연변이를 막아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유전체의 수호자’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p53은 세포 내에서 세포 분화를 유도하거나 세포 주기를 멈추게 하고, 손상된 DNA를 수선하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킨다. 또 DNA 복구가 불가능한 세포는 사멸토록 유도해 유전체의 안정성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

따라서 p53을 나타내는 유전자(TP53)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분열과 성장, 소멸을 반복하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에서는 암세포의 약 80%는 p53 유전자가 상실되거나 변이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안정화된 변이형 p53 단백질에 주목

축적된 변이형(mutant) p53을 암 모델에서 제거했더니 암세포가 현저하게 위축되고,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연구가 ‘네이처(Nature)’에 소개돼 주목된다.

미국 스토니 브룩 의대 유트 몰(Ute Moll) 교수(병리학)가 이끄는 다국가 연구팀은 26일자 온라인판 ‘네이처’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p53 연구를 수행한 스토니 브룩 의대 연구진들. 앞줄 왼쪽이 유트 몰 박사, 가운데는 논문의 제1저자인 에브게니아 알렉산드로바(Evguenia Alexandrova) 연구원(박사후 과정), 오른쪽은 논문 공동 제1저자인 알리샤 얄로비츠(Alisha Yallowitz) 연구원(박사후 과정). ⓒ Stony Br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이번 p53 연구를 수행한 스토니 브룩 의대 연구진들. 앞줄 왼쪽이 유트 몰 박사, 가운데는 논문의 제1저자인 에브게니아 알렉산드로바(Evguenia Alexandrova) 연구원(박사후 과정), 오른쪽은 논문 공동 제1저자인 알리샤 얄로비츠(Alisha Yallowitz) 연구원(박사후 과정). ⓒ Stony Brook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지난 20년 동안 학자들은 변이형 p53 단백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화합물 개발에 주력했으나 이렇다 할 변변한 성과가 없었다. 이번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암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안정화된 변이형 p53 단백질을 제거한 결과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얻어낸 것.

p53은 우리 몸의 세포가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아주는 가장 중요한 종양 억제 단백질이다. 그러나 잘못된 아미노산이 끼어들어 돌연변이 p53이 만들어지면 종양 억제기능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종양을 더욱 악화시키고 다른 세포를 침범하며 전이와 항암제 내성을 보이는 ‘새롭게 획득된 발암 기능[(gained oncogenic function (GOF)]을 지닌 엉뚱한 단백질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중요한 점은 이 변이형 P53(mutp53)이 암세포 안에 축적된다는 사실이며, 이는 GOF가 발현되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변이형 p53은 모든 인체 암의 40~50%에서 나타난다. 현재 세계적으로 1100만명의 암 환자가 고도로 안정된 변이형 p53을 발현시키는 종양을 앓고 있으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이 변이형 p53을 치료 타겟으로 삼아야 할 지의 여부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변이형 p53이 관련된 종양 치료에 새로운 방법 제시

몰 교수는 “우리 연구는 변이형 p53이 과잉 발현된 암세포들은 계속 생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변이형 p53을 과잉 발현시킨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며, “이 모델은 위와 같은 돌연변이가 나타나는 유사한 암들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한편 변이형 p53이 관련된 종양의 새 치료법을 확립하는 초석이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이 변이형 p53을 처리한 방법은 두 가지. 하나는 변이형 p53의 유전자를 유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변이형 p53을 안정화시키는 분자 도구를 약물로 공격해 무력화시키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변이형 p53이 격감하면 암세포가 죽기 때문에 얼마 동안은 종양이 위축되거나 침체상태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몰 박사는 p53과 관련된 어떤 인체의 종양이 지속적인 p53의 과잉 발현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이번 연구에 사용된 약제가 임상적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다른 항암제에 대한 반응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는 스토니 브룩 대학교 연구진을 비롯해 텍사스대 MD 앤더슨 암센터 종양유전파트와 독일 괴팅겐대 분자 종양유전자 연구소 연구진이 참여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5-05-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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