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성들의 만혼 현상과 고령 임산부의 증가와 맞물려 난자 냉동 시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 임산부들이 두려워하는 아기의 다운증후군 문제를 피해가는 방법으로도 난자냉동은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만 35세가 넘으면 고령 임산부에 해당하며 만 40세를 넘기면 자연임신 가능성은 약 5%로 급감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임신 성공률을 높이려면 난자의 질이 중요한데 37세 이후부터 난소 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울러 무리한 다이어트 등에 의한 조기폐경의 위험이 있는 여성 환자와 직업여성들의 숫자가 늘면서 난자 냉동을 원하는 여성의 숫자는 증가 추세에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난자 냉동(Egg-freezing)은 호르몬 주사 등으로 배란을 유도해 난자를 여러 개 추출한 다음에 영하 196℃의 액체질소에 난자를 얼려서 유리처럼 동결된 채로 보관했다가 아기를 갖고 싶을 때, 꺼내어 녹여 사용하는 기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난자 냉동이 반드시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고 경고하고 있다. 난자 해동 과정에서 그 원형이 파괴되기 때문인데 세포의 약 90%를 차지하는 수분이 얼면서 그 부피가 팽창하고, 이때 생기는 얼음 결정이 세포막을 터뜨려 해동 후, 세포를 사멸시키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난자는 직경이 120~140㎛(마이크로미터) 정도로 일반 세포보다 5만 배 이상 커서 세포 내 수분이 많아 동결보존 과정이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 내 수분 관리는 난자 냉동 기술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생체에도 부동액이 있다
한겨울에 모든 것이 얼어붙을 때에 자동차도 월동준비를 한다. 그것은 바로 부동액의 주입이다. 말 그대로 얼지 않는 액체라는 뜻의 부동액은 자동차에서 엔진 및 부속장치들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주는 냉각 기능을 갖는다. 따라서 기온이 낮을 때 얼지 않고, 액체 상태를 유지하면서 엔진 및 부속장치들이 열로 인한 피해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따라서 부동액의 주성분은 물이다. 그 이유는 물이 비열이 가장 큰 액체 중 하나이어서 다른 물질에 비해 같은 양으로 더 많은 열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은 추운 겨울철에 영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반드시 얼고, 그것을 담고 있는 용기는 부피 팽창으로 부서지게 마련이다. 겨울에 땅에 깊이 묻지 않은 수도관이 터지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액은 얼어도 팽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부동액에 물 이외에 다른 성분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으로 물의 어는점을 떨어뜨려 물이 어는 것을 방지한다.
차가운 북극해에도 전 세계 2만3,000여 종의 물고기중 20~30여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극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북극과 남극의 꽁꽁 어는 추위에도 얼지 않고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 사람이라면 당장 동상에 걸려 움직이지도 못할 매서운 추위에도 이들은 끄떡없다.
이 비밀을 밝혀낸 사람이 바로 동물학자 아서 드브리스다. 그는 극한의 차가운 바닷물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보고, 50년간 연구한 끝에 경골어류에서 결빙방지단백질의 비밀을 밝혀냈다. 극지의 물고기들은 몸 안에 얼음이 생기지 않게 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추운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었던 것이다.
북극 물고기에서 발견한 결빙방지단백질(Antifreeze protein, AFP)은 인간의 난자 냉동에 쓰이고 있다.
난자 내 수분 처리가 관건
최근 젊고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트렌드 중의 하나가 난자냉동 시술이다. 나이와 별도로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가질 수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다 시술이 간편해지면서 그 선호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난자 냉동 기술이 원래부터 이렇게 쉬운 방법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세포나 조직 내부의 약 90%를 차지하는 물 때문이다. 즉, 물은 냉동과정에서 날카로운 얼음결정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세포막이 터져서 세포 자체가 괴사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세포 내의 물을 제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고안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동결억제제(Cryoprotectant, CPA)를 이용, 세포질 내의 물을 치환시켜 빼내는 방법이다.
이는 글리세롤(Glycerol) 등과 몇 가지 요소를 생리식염수 등에 농도별로 첨가해 농도구배를 만들고, 삼투압을 이용, 세포내 물과 치환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완만동결법(Slow Cooling Method)과 초급속동법인 유리화동결법(Vitrification)이 있다.
최근에는 가격이 저렴하고 훨씬 간편한 유리화동결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고농도의 동결억제제를 이용해 세포내의 물을 상당부분 제거하고, 이를 액체질소에 바로 넣어 동결시키는 것으로 국내에서도 눈부신 기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10년 단국대 고분자 시스템 공학부 송영석 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우드칸 데모치(Demirchia) 연구팀과 공동으로 난자를 급속 냉동해 난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섭씨 영하 190도의 질소 액체에 ‘냉동보호액체(Cryoprotectant)’방울을 떨어트리면 매우 투명하게 급속 냉동된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의 빠른 기술 발전과 직업 여성들의 만혼 현상, 고령 임산부 증가 등의 사회적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난자 냉동 시술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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