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쏴, 무릎쏴, 엎드려쏴 등 대표적인 사격자세 가운데 인체에 가장 충격을 주는 자세는 어떤 것일까.
군복무를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할 사격자세에 따른 인체의 충격을 수치화 한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대학교 기계설계학과 이영신 교수팀(이영신 교수, (주)시뮬라인 연구소 한규현씨, 충남대 기계설계학과 박사과정 최영진씨)은 ‘주요사격자세에 따른 인체 충격량 특성 해석’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엎드려 쏴’ 자세가 총기 격발 시 인체에 가장 큰 충격을 준다고 발표했다.
사격자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논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팀은 사격자세에 따른 충격과 관절에 부과된 하중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운동학적, 동력학적인 분석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사수가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사격자세는 엎드려쏴로 조사됐다. 엎드려쏴의 경우 사수가 총알을 한발 격발 할 때 인체가 느끼는 무게는 47kg이다. 서서쏴는 엎드려쏴보다 3kg 적은 44kg으로, 무릎쏴는 이보다 2kg 적은 42kg으로 각각 기록됐다.
이 교수팀은 가장 안정적인 사격자세로 엎드려쏴를 꼽았다.
정상적인 사격 자세에서 사수가 격발할 때에는 총구가 하늘 방향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1발 격발 시 엎드려쏴의 경우는 5mm 정도 올라간 것으로 조사돼 가장 안정적인 사격자세라고 주장했다.
반면 무릎쏴는 엎드려쏴의 3배에 육박하는 18mm로 나타났으며 서서쏴의 경우는 20mm가 올라가 가장 불안정적인 사격자세로 선정됐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엎드려쏴의 경우 사격 시 인체에 가장 큰 충격을 주기는 하지만 가장 안정적인 자세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영신 교수는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사격자세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세는 엎드려쏴로 나타났다”라면서 “하지만 사격에 따른 충격은 아주 미세한 시간이어서 실제로 인간이 느끼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격 후 격발에 따른 충격의 경로는 목과 가슴을 통해 골반에 주로 쌓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서쏴와 무릎쏴의 경우는 쇠골이 있는 목 부위와 이어 인체의 중심인 허리에 주로 하중이 쌓였고 엎드려쏴의 경우는 어깨와 목이 주로 충격을 받았다.
격발 시 쇠골에서 발끝까지 충격이 미치는 시간은 서서쏴의 경우 0.004초 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무릎쏴의 경우는 신체를 구부리기 때문에, 엎드려쏴는 충격이 골반에서 마무리되기 때문에 측정이 거의 무의미하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이번 연구개발 결과는 총기개발이나 사격 완충 장치 개발 등에 쓰일 예정이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격자세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라면서 “새로운 총기를 만들 때 충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설계 하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험에서 활용된 인체 시뮬레이션 모델은 2004년 기술표준원에서 발표한 20대 남성의 평균 신장170cm, 몸무게 60kg, 나이 만 24세로 현역을 복무한 사람을 선정했다. 실험에 사용된 소총은 최근 우리 군에 많이 보급되어 있는 K2이다.
[과학기자협회 미디어리소스발굴자료]
- 김길태 기자
- 저작권자 2004-1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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