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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조행만 객원기자
2014-09-26

공정한 스포츠맨십…과학이 지킨다 유전자 도핑 막는 기술 개발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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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이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각국의 메달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선수들의 도핑(Doping) 위험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회조직위는 혹시나 모를 선수들의 도핑을 막기 위해 대회 마지막 날까지 도핑 테스트 에 만전을 기한다는 소식이다. 가뜩이나 최근에는 첨단 도핑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맘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첨단 분석 장비로 대대적인 도핑 검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첨단 분석 장비로 대대적인 도핑 검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조직위의 단속 의지와는 별개로 선수들의 약물 복용에 대한 욕망은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얼마 전에도 도핑 적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순간의 기록이 일생 동안 부와 명예를 가져다줄 수도 있어 쉽게 약물의 달콤한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지난 2007년 미국의 모 스포츠 잡지가 미 국가대표 육상선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도핑에 대한 선수들의 생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만약에 금지약물을 복용해 금메달을 따는 대신에 부작용으로 7년 뒤 사망한다는 조건이 있을 때, 당신은 도핑 약물을 복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80%의 선수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응답, 놀라움을 준 것이다.  

공정한 페어플레이로 진정한 스포츠의 세계를 구현하려는 대회 조직위와 스포츠를 입신출세의 현장으로 삼으려는 그릇된 이기주의의 한 판 승부가 바로 도핑전쟁이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반도핑 기술이 발전하는 가운데 이번 2014 아시안게임에서도 첨단 분석 장비로 철통 방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단속의 사슬을 빠져나가려는 도핑 수법이 과학기술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사례로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같은 첨단 생명공학을 이용하는 유전자 도핑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에 도핑과 반도핑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있다.  

스테로이드 그 달콤한 유혹 

전쟁 액션 영화 람보에서 실베스터 스텔론은 미세한 실 근육 하나까지 울툭불툭 튀어나와 보이는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며 최고의 액션 스타로의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이후 그는 끊임없이 도핑 스캔들에 시달렸다. 의혹은“바쁜 촬영 스케줄 사이에 어떻게 깎아놓은 듯한 조각상과 같은 몸을 만들 수 있냐?”였다. 다행히 그를 둘러싼 근육형성촉진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 복용 논란은 지금까지도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캐나다 출신의 100m 스프린터 벤 존슨은 이 약으로 나락에 떨어지고 말았다. 88서울올림픽 100m 결승에서 9초 79로 라이벌 미국의 칼루이스를 여유 있게 따돌린 그는 이후 도핑 테스트에서 약물이 검출됐고, 3일만에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남성호르몬과 비슷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근육을 빨리 만들고, 에너지 대사를 높여서 단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게 해준다. 따라서 보디빌딩, 육상, 수영, 각종 투기종목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달콤한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동물인 햄스터에 투여해 실험한 결과, 복용 훨씬 후에도 공격본능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는 선수들에 얼마나 치명적 후유증을 주는 약물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세계반도핑기구(World Anti-Doping Agency, WADA)에서도 엄격하게 금지약물로 규정하고 있다.  

향후 유전자 도핑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연합뉴스
향후 유전자 도핑 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연합뉴스

유전자 이용하는 도핑 막는다  

각각의 약물 성분은 유기 용매에 대한 용해도와 분자량의 차이로 이동 속도가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금지약물들은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를 이용하는 도핑 분석 테스트를 피해가기 어렵다.   

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한 도핑테스트는 선수들의 시료 내 호르몬의 확산 속도 차이를 이용, 적정 기준으로부터 각 호르몬 간의 비율이 다르게 되면 약물 복용의 의심 소견을 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핑 기법은 유전자를 이용하는 단계에 이르러 심각성을 던져주고 있다. 이는 분자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에 의해 DNA 제한 효소를 가위로, DNA 리가아제(Ligase) 효소를 풀처럼 활용하게 되면서 탄생한 유전자 재조합기술에 그 토대를 두고 있다.  

이중 바이러스 벡터(Vector) 기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 안에 자신의 유전자를 끼워 넣는 본능을 이용한다. 어떠한 병원성도 없는 결함 바이러스를 선택해 그 내부에 있는 환평 단편으로 이루어진 플라스미드(Plasmid)에 특정 DNA 벡터를 주입한 다음에 일정 기간 키워 이를 다시 인체 내의 DNA 액속에 주입하면 유전자 재조합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현재 조작된 유전자를 바이러스 같은 매개체를 통해 주사나 약물로 체내에 주입하면 근육 강화를 위한 특정 호르몬이나 적혈구 생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몸속에 들어간 변형된 유전자 바이러스 벡터가 원래 유전자 대신 조작된 유전자를 복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바로 전에 독일의 한 감독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적혈구를 만드는‘레폭시겐’바이러스 유전자 요법 혐의를 받으면서 유전자 도핑은 세상에 알려졌다. 이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에틴을 강화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일종의 인공합성 바이러스다.  

따라서 향후 기존의 도핑 외에도 유전자 도핑 기술도 도핑테스트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제 합성호르몬은 천연 호르몬과 분자구조가 달라 뜻하지 않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인체에서 생성되는 자연호르몬과 인공 호르몬을 구분해내는 기술이 반도핑 유전자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따르면 엄청난 금액을 투자해 유전자 도핑테스트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행만 객원기자
chohang3@empal.com
저작권자 2014-09-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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