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은 들을 수 있는 능력 즉 소리의 강도에 대한 청각의 감수성을 가리키는 용어다. 소리의 강도는 데시벨(dB)이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그러나 소리의 세기는 소리의 크기 그 자체는 아니다.
인간의 귀로는 16만~2만cps의 범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1천~3천cps의 소리에 대해서는 특히 감수성이 풍부하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큰 소리를 듣거나 청력이 상실될 위험이 없다. 하지만 특정 직업군에서는 청력상실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케스트라나 록 밴드 등에서 활동하는 전문 음악가들이 청력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왜냐하면 이들이 청력을 잃을 확률이 일반인보다 4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독일 올덴버그대학의 군터 크로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08년 사이에 독일인 700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나온 결론으로, 학술지 ‘직업과 환경의학(Occupational Environmental Medicine)’을 통해 발표되었다. (원문 링크)

연구팀은 4년 간의 관찰대상 기간 중 28만 4천건의 청력손실이 기록되었으며, 이 중에서 청력손실 환자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38명이 음악을 직업으로 삼은 전문 음악가였다.
직업적 음악가들의 청력손실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불어 이들은 끊임없이 울림이 들리는 이명의 발병확률도 57퍼센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선행연구에선 산업현장에서의 소음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청력손상을 초래하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전문 음악가들의 청력을 처음으로 연구한 것이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음악가들이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할 때는 청력손실을 막기 위해서 귀막이를 사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들이 청력을 잃을 경우 여러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직업을 영위하기가 불가능해지며, 그에 따라 삶의 질도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중 보건 차원에서 전문 음악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문 음악가 역시 자신의 청력 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력을 잃게 되면 우울증 위험이 증가
청력이 중요한 이유는 청력을 잃게 되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학술지 ‘이인후학 - 머리와 목 수술(JAMA Otolaryngology - Head & Neck Surgery)’을 통해 발표된 미국 메릴랜드 베데스다 국립 연구소의 연구 결과이다. (원문 링크)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미국의 18세 이상 성인 1만8천318명을 대상으로 청각상태와 우울증 평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청력 손실이 악화될 수록 우울증 증세도 함께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이 뛰어날 경우, 우울증 유병률은 4.9퍼센트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청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을 때에는 11.4퍼센트로 나타났다. 청력이 뛰어날 때와 비교해보면 약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연관성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났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인종이나 생활 습관과 같은 특성들을 조정했을 때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청력손실을 가진 여성은 우울증에 대한 위험이 나타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 비만, 청력에도 영향을 준다
청소년 비만은 성인 비만에 비해 보다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비만이 성인뿐만이 아니라 청소년의 청력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비인후과 SCI 잡지 ‘후두경(Laryngoscope)’을 통해 발표되었다. (원문 링크)
콜롬비아 대학 이비인후과의 아닐 라르와니 교수는 미국 국립 건강통계센터에 등록된 12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 1천4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그 결과, 청소년이 정상 체중인 또래보다 청력 손실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인 청소년의 경우, 2천Hz 이하 저주파 난청률이 15.16퍼센트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 체중의 청소년에게서 7.89퍼센트 나타난 것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비만으로 인한 염증이 청력 손상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헬렌 켈러에게는 청각장애와 시각장애가 다 있었는데, 그녀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 안 좋다고 말한 바 있다. 볼 수 없다는 사실은 자신을 사물과 떼어 놓지만, 들을 수 없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떼어 놓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볼 때, 소리를 끄고 보는 것과 화면을 끄고 소리를 듣는 것.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왜냐하면 세계를 이해하는 데는 시각이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청각이 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05-2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