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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4-04-10

지친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포옹의 긍정적 기능은? 죽음에 대한 공포심 감소 및 친밀감 향상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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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사회적으로 열풍이 불었던 '프리허그' 운동이 있다. 프리허그(Free Hug)는 말 그대로 무료로 안아준다는 뜻으로, 일상 생활에 지친 사람들을 안아줌으로써 위안을 주는 것이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수많은 제스처 중 포옹만큼 따뜻한 행위는 없다.

포옹은 연인 간의 포옹일 수도 있고, 친구와 인사 차원의 포옹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껴안는다는 행위 자체가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만든다. 포옹의 형태에 따라서도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가볍게 살며시 등을 두드리면서 하는 포옹은 상대에 대한 신뢰감을 높인다. 세게 힘껏 껴안는 포옹은 상대로 하여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포옹은 신체 건강에도 몇 가지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데, 미국의 언론매체인 허핑턴포스트에서는 그 기능을 이렇게 설명했다.

▲ 상대방을 안아주는 포옹은 사람의 기분을 편안하게 만든다. 포옹의 형태에 따라 의미는 다르지만, 모두 신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관련된 연구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Science Times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포옹은 심장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연구팀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포옹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포옹을 받지 않은 사람들의 심장박동수가 빠르게 뛰는 동안, 포옹을 받은 사람들은 보다 안정감 있게 뛰는 결과를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에모리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유아기에는 스킨십과 스트레스가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포옹을 하면 그 즉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떨어지면서 긴장감이 풀리고 침착해진다고 한다.

따라서 자녀가 어릴수록 자주 안아주는 것이 성장기 자녀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비단 어린 자녀뿐만이 아니라 노인들 역시 포옹을 통해 도움을 받는다. 신체적으로 쇄약해질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에게 포옹이 친밀감 향상과 더불어 고독감 완화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포옹은 죽음에 대한 공포심을 감소시키는 기능도 한다. 곰 인형과 같은 물체를 껴안는 것만으로도 실존주의적 공포심이 누그러든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만진 적이 있는 물체를 껴안는 행위 자체가 공포감을 완화하는 강력한 메커니즘이 작용한다는 뜻이다.

캥거루케어, 심리적 안정에 효과 있어

포옹과 같은 스킨십은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산모와 아기가 서로 피부를 맞대고 안아주는 이른바 '캥거루케어'가 산모의 심리적 안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2010년 7월부터 다음해 12월까지 캥거루케어를 시행했다.

체중 1000g에서 1800g 이하의 미숙아 산모 43명을 대상으로 캥거루 케어를 실시했다.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캥거루 케어를 받기 전보다 모애착은 7.47% 증가했으며 모성자존감은 33.25% 증가하였다.

반면 불안정도는 23% 감소하면서 캥거루케어 후 임산부의 심리적 안정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캥거루 케어는 미숙아를 치료하는데 있어서 의료진과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1978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부족한 인큐베이터를 대신할 방법으로 캥거루 케어는 처음 시행되었다. 이후 현재 의료선진국에서는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이 론 박사는 자신의 연구논문을 통해 미숙아 생존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캥거루 케어를 꼽기도 했다.

포옹을 통해 애정 호르몬이 분비되기도

2002년 7월에는 포옹이 주는 안정감에 대한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영국의 과학잡지인 뉴사이언티스트를 통해 하칸 올라우손 교수의 논문이 실린 것이다. 이 논문에서는 포옹을 통해 피부가 서로 닿으면 '애정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타인과의 신체 교감을 통해 우리 몸의 신경계가 자극되면서 옥시토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포옹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긴장감은 풀리게 되고, 정서가 풍부해지면서 포만감을 함께 느끼게 된다고 한다.

즐거움과 안정감이 생기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혈압과 심장박동이 낮춰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포옹이라는 아주 간단한 행위가 도움이 되는 것이다.

포옹은 안을 포(抱)에 낄 옹(擁)자를 써서 사람을 또는 사람끼리 품에 껴안는다는 뜻을 갖고 있다. 또 다른 뜻은 '바로 남을 아량으로 너그럽게 품어줌'이다. 포옹은 단순한 신체적 행위를 넘어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캥거루케어 : Kangaroo care. 산모와 아기가 서로 피부를 맞대고 안는 행위를 통해 아기의 체온 유지, 정서 안정, 면역력 증가 등을 돕는 육아법. 산모와 아기의 스킨쉽을 통해 아기의 특수감각섬유를 자극시켜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이를 통해 아기의 통증을 잠재우고 산모의 심리적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저작권자 2014-04-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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