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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11-21

30·40대 남성의 도박 중독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에 시작하는 경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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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 혐의로 소환 조사가 진행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줄을 이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해외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예상 승리팀을 골라 한 번에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에 이르는 배팅을 한 혐의이다. 엄연한 불법 도박이다.

이미 몇 해 전에도 불법 도박 혐의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소환 조사가 이루어진 바 있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불법 도박이 근절되지 않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4대 중독 환자 중 하나가 바로 도박 중독이었다.

도박은 내기와 다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기와 도박은 동일어로 알려져 있다. 같은 의미이기도 하지만, 두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천지 차이다. 내기가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의미라면, 도박은 일상생활을 뒤흔드는 무거운 의미를 가지고 있다.

▲ 수천억원대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1일 대전 둔산동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회의실에서 김선영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이 검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도박이 가지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도박은 그 어느 유희보다 우연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약간의 기량만 있다면 어느 정도 승산을 가질 수 있다. 도박은 그 어떤 유흥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사행심을 자극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세계 각처에서 행해지기도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도박

사실 도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역사가 길다. BC 1600년에 타우(Tau)·세나트(Senat)라는 도박이 이집트에 존재했으며, 고대 로마에는 여러 가지 도박기구가 있었다. 동양에서는 도박에 쓰이는 주사위가 고대 인도에서 발상하였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의 <백제기(百濟紀)>에 의하면 백제의 개로왕(蓋鹵王) 때 고구려의 간첩승(間諜僧) 도림(道琳)이 개로왕과 바둑을 두며, 국사를 돌보지 않게 하여 백제를 망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 외에도 투호(投壺: 화살을 병 속에 던져 넣는 놀이), 상희(象戱: 장기의 전신) 등이 고려·조선 시대에 전해지기도 했다.

한국 특유의 윷놀이는 도박성이 있으나, 그보다는 서민의 건전한 오락으로 전해져 내려와 지금은 설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통 풍습이 되었다. 유럽 각지에서도 도박이 유행하였으며, 모나코와 같이 도박공인국이 존재하기도 한다. 미국에는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도박도시가 있으며, 많은 도박결사가 있다.

사실 도박은 유희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놀이고, 어디부터가 범죄에 해당하는지 판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경우에 따라 다른데, 한국에서는 형법 제246조에 그 내용이 있다. 도박에 관한 처벌 규정으로, 위법성의 한계는 법원이 흥미성, 장소,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와 재산 정도 등을 참작하여 판단하게 된다.

충동조절 장애의 하나인 도박 중독

도박에 지나치게 중독되어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도박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 중독을 ‘충동조절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s)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는 도박 자체가 주는 재미, 승부에서 이길 때의 쾌감이 주 원인이 된다.

충동조절 장애는 본능적 욕구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자기방어 기능이 약해져서 스스로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행위의 동기가 분명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칠 만한 행동을 하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충동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전까지 긴장감이나 각성 상태가 고조되며, 충동을 억제하면 할수록 정신적 긴장이 더 키지기 때문에 일단 실행하고 나면 쾌감이나 만족감 등을 느끼게 된다. 때에 따라 자책감이나 후회,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충동조절 장애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병적 도박(pathological gambling), 즉 도박 중독이다. 도박을 중단하지 못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도박을 계속하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잃고 있지만 언젠가 다 만회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도박을 하게 된다.

30·40대 성인 남자에게 주로 나타나는 이유

2011년 보건복지부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중독의 전체 유병률은 1%였으며, 그중에서도 20~30대 남성 중 무직자 또는 아르바이트 종사자에서 특히 많이 나타났다. 그런데 이 1% 가운데 인터넷 도박 중독은 대부분 30~40대 중년 남성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중년 남성이 단시간에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 위한 방법으로 도박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도박이 가능해져 중년 남성에게 큰 유혹이 되는 것이다.

도박은 잠시 생각을 접고 몰입할 수 있는 단순한 게임인 경우가 많다. 경제적 문제,가족 문제, 직장 문제 등으로 스트레스에 항상 노출되어 있는 중년 남성들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잠시 복잡한 생각에서 빠져나오는 수단으로 도박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한 번 접했다가 중독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도박 중독자들은 도박을 하게 되면 마약 중독자들이 마약을 할 때처럼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만약 도박을 하지 않으면, 호르몬 분비가 줄고 이로 인해 손 떨림과 같은 금단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도박 중독자들은 스스로 언제든 도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박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먼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다양한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환자의 의지와 가족들의 협조가 필요하며, 단기간에 치료가 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끈기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도박 중독자들은 빚이 많고 가정이 파탄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해마다 도박중독으로 자살하는 사람의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 만큼이나 도박 중독도 사회적으로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그를 위한 사회적 제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1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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