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주중에 모자란 잠을 주말에 보충하기 위해 주말에 몰아 자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밀린 잠을 자고 나면 개운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더 피곤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밀린 잠을 몰아서 자는 것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까.
결과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과 그리스 아테네 대학은 ‘미국 생리학-내분비학 및 물질대사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ology-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몰아서 잠을 자는 것이 수면 보충은 되지만 두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평균 나이 24세의 건강한 남녀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 실험실에서 13일간의 수면 시간에 따른 신체 반응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이다.
첫 4일은 8시간씩 수면을 취하게 했고, 그 다음 6일간은 6시간, 이어 마지막 3일간은 10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게 했다. 10시간은 보통 주말에 수면을 취하는 시간과 비슷한 시간이다. 연구팀은 이 기간동안 체내 염증 및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그리고 주간에 얼마나 졸림증을 느끼는지 관찰하였다.
두뇌의 기능 상태도 함께 측정하였다. 그 결과, 수면이 모자랐을 때에는 염증 및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수면 시간을 평소보다 늘리자 이 수치들은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주간의 졸림증도 비슷한 현상을 보였으나, 두뇌의 기능은 마지막 3일간 수면 시간을 늘렸을 때도 회복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수면과학자인 알렉산드로스 브곤차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이른바 ‘잠 빚’(sleep debt)이라고 불리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주말에 잠을 늘린다고 해서 한꺼번에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신성 당뇨, 수면무호흡증 위험 7배 높아
수면과 관련된 중요한 연구는 더 있다. 임신성 당뇨병을 앓는 여성들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러쉬대학 연구팀은 ‘임상내분비대사학저널’을 통해 4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임신성 당뇨병을 앓는 여성들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을 위험이 다른 산모들 보다 7배 가량 높았다.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할 경우에는 뇌졸중, 심혈관질환, 심장마비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연구팀은 15명의 임신성 당뇨를 앓는 산모와 임신성 당뇨를 앓지 않는 산모 15명, 그리고 당뇨병을 앓지 않고 임신하지 않은 여성 1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과 임신성 당뇨간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임신성 당뇨병을 앓는 여성들은 특히 고혈압이나 비만 같은 다른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밀했다. 또 “이미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을 경우에는 임신중 임신성 당뇨 증후에 대해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면 무호흡증, 녹내장 위험 증가시켜
수면무호흡증은 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대만 타이페이 의과대학 의료과학기술 연구진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들은 녹내장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안과학저널’을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받은 40세 이상 성인 1천 명의 의료기록을 가지고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대조군 6천명 이상의 사람들과 비교분석하였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들은 대조군에 비해 수면무호흡증 진단 5년 이내에 녹내장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개방각 녹내장이 진행될 가능성이 1.67배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이전 연구에서는 녹내장이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수면무호흡증이 개방각 녹내장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인자로 결론을 내리고,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60세 이상에서 나타나는 수면무호흡증의 경우에는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개방각 녹내장 : open angle glaucoma. 평상시에 체액이 눈 밖으로 나가는 부위가 막혀 버린 녹내장의 유형으로, 이 유형의 녹내장은 홍채가 정상적인 위치에 있어 홍채와 각막 사이의 각이 개방되어 있다. |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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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9-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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