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게 긍정적인 말을 들려주면 식물이 잘 자란다는 연구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있다. 특히 이 연구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눈으로 긍정적인 말이 주는 효과를 보고, 그를 통해서 긍정적인 태도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좋은 말이라고 해도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성장에 어떤 결과를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그저 ‘긍정의 말’을 한다는 것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도가 없는 좋은 말도 식물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부산대학교 의전원 인문사회의학 교실의 연구를 통해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전달하는 긍정의 말이 식물을 더 잘 자라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 되었다. 식물도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험 환경이 통제되지 않았고, 전달하는 말이 통일적이지 않아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사람의 의도가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지 명확히 나오지도 않았다. 이에 대해서 연구진은 식물이 긍정의 말에 반응하는지, 아니면 의도에 반응하는지 검증한 것이다.
애기장대를 식물 배양기에서 키우면서 10개의 긍정의 말과 부정의 말을 지정하여, 매일 2회 10번씩 사람이 읽어주게 하였다. 또한 Text-to-speech(기계음으로 일정 텍스트를 재생하는 것)로 재생하여서 읽어 주도록 하였다. 그 결과, 의도의 유무에 상관 없이 부정의 말보다 긍정의 말이 식물의 생체량 증가를 가지고 왔다. 기존의 연구 결과가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좋은 의도를 가지고 긍정의 말을 전달한 경우, 뿌리와 줄기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하였다. 기계음으로 의도 없이 긍정의 말을 전달한 경우보다,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을 때 식물의 성장에 2배 더 높은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학교 인문사회의학 교실 김성수 교수는 “긍정의 힘과 긍정의 말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자칫 영혼이 없는 친절의 말, 긍정의 말, 칭찬의 말이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면서 “그러나 긍정의 말 효과는 그 말을 전달하는 사람의 진정성과 함께 전달될 때 긍정의 효과가 극대화 된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식물도 의사소통을 한다”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식물과 소통하는 것은 사람에게도 식물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식물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은 어떨까. 식물은 사실 동물과 달리 움직일 수 없다는 차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식물들이 소셜네트워킹을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식물도 동물과 마찬가지로 동종 또는 이종 간에 소셜네트워킹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식물 역시 동물과 마찬가지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곤충의 공격에 늘 노출되어 있으며 저항성 신호전달체계를 가동하여 공격을 받지 않은 다른 잎에 강력한 저항성 반응을 발현시킨다는 ‘전신획득저항성’과 유사한 반응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 연구팀은 식물이 해충의 공격에 대항하여 자체 면역을 증진시키기 위해 뿌리 주위의 유용한 미생물을 유인하는 현상을 규명하였다. 연구팀은 식물이 지상부에 일어나는 해충의 공격을 지하부에 신호를 보내 알리고, 면역을 증진하는 세균과 곰팡이를 뿌리 주변의 지하에서 유인해 밀도를 높임으로써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해충의 공격에 대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밭작물인 고추와 고추의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해충인 ‘온실갈루이’(whitefly)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류 박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식물과 미생물 간에도 서로 긴밀한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을 밝혔다.
고추가 잎사귀에 있는 온실가루이의 공격을 받자 전혀 다른 부위인 뿌리 주변의 유익한 미생물을 뿌리 분비액에 포함된 유인 신호로 끌어들여 자체 면역을 증진시켰고, 이것이 곧 온실갈루이가 고추를 효과적으로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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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8-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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