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Early bird)가 벌레를 잡는다." (영미권)

"일찌감치 눈을 붙이고 일찌감치 일어나 건강하라..."(중국)

오랜 동서양 속담에 따르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고, 부유해지며 현명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이 항상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25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의 전문가들이 10대 청소년 약 1천 명을 조사한 결과 밤늦게까지 잠자지 않은 올빼미형 인간이 좋은 직업이나 고소득과 연관된 지능 면에서 더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 인간보다 대체로 명석하고 부자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구 대상 젊은이들이 올빼미형인지 아니면 종달새형인지를 판별하기 위해 그들의 체내 시계(body clock, 하루 중 특정 시간에 잠을 자야 하는 등의 신체적 현상을 관장하는 몸의 기능)와 습성들을 조사했다.

학교 성적과 지능, 또는 문제 해결능력을 측정하고 주요 과목의 학점도 검토했다.

조사 결과 저녁형 인간이 일반 지능과 학업 성적의 유용한 척도인 귀납적 추론 능력에서 아침형 인간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저녁형 인간은 또 더 좋은 직업, 더 높은 수입과 연관되는 분석적이고 개혁적인 사고 능력도 더 탁월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찰스 다윈, 윈스턴 처칠, 엘비스 프레슬리 등은 유명한 올빼미형 인물이다.

통상 오후 10시 전엔 잠자리에 든다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머스 에디슨, 나폴레옹 등은 대표적 종달새형이다. 오전 4시 30분에 기상한다는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은 아침형이다.

러보러 대학의 심리생리학 교수인 짐 혼 박사는 "아침형 인간엔 공무원이나 회계사 등이 많지만 저녁형 인간엔 시인이나 예술가, 발명가 등 외향성 창조적 직업군에 많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미 공군 지원자들에 대해 연구한 결과 창의적 상상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수평적 사고 능력에서 올빼미형 인간이 종달새형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동서양의 여러 격언에서 성공의 비결로 드는 '일찍 일어나기' 습관이 실제로 청소년들의 학업이나 인성에 도움이 안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대구교대 특수(통합)교육과 이기정 교수팀이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ㆍ청소년 패널조사' 1ㆍ2차년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등학생과 중학생 모두 기상 시간이 빨라져도 자존감, 성적, 키 발달상태가 좋아지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가천대 산하 세살마을연구원의 강수경 연구교수팀은 초등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날(비등교일) 수면시간이 10시간 미만이면 주의집중에 문제가 있고 공격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청소년연구원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