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화성에서 불산이 누출되어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3월 초에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도 두 가지 이상의 산을 섞은 혼합물인 혼산이 누출되었다. 이 공장에서 누출된 혼산에는 질산과 초산, 불산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계속되는 불산 누출 사고로 인해 사고 지역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불산 누출로 인한 제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불산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불산은 뼈를 녹이고 폐를 파괴하는 위험한 유해물질 중 하나이다.
도금에 사용되는 불산
불산은 불화 수소산 (Hydrofluoric Acid)의 줄임말로, 불화수소의 수용액이다. 무색의 자극성 액체로 공기 중에서 발연할 수 있으며, 유독성을 가진 물질로 잘 알려져있다. 불산의 표면 장력은 대단히 작고 침투력이 강하기 때문에 피부나 점막에 침투하여 신체에 유해하다.
공업용으로는 불화칼슘으로 이루어진 형석(螢石)의 분말과 진한 황산을 가열하여 발생하는 기체를 물에 흡수시켜서 만든다. 주석이나 납, 땜납 등의 도금에서 사용되기도 하며 스테인리스의 표면 처리에도 사용되는 것이 바로 불산이다.
유리에 대한 부식 작용을 이용하여 무늬 붙이기나 눈금 매기기, 광택 지우기 등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플루오린화합물의 제조원료이며 도자기의 제조에도 사용되고 소독제 등에도 사용된다. 생활 전반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물질이다. 하지만 유해물질이기 때문에 취급에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맹독성 물질인 불산
불산은 사실 맹독성 물질이다. 단순히 유해물질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화학화상의 경우에는 피부조직과 만나 조직의 괴사를 일으키지만, 불산의 경우에는 그 이상으로 피부 조직내로 스며들어 체내의 칼슘과 반응하여 전신 반응을 일으킨다.
쥐약과 살충제의 주성분이기도 한 불산은 화학전에 사용되는 신경 독가스의 기본 물질로도 잘 알려져있다. 산업현장에서는 물론 녹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단백질로 인해 생긴 이물질을 제거하는 데도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 전문가는 "흡수된 불산의 경우 체내의 칼슘, 마그네슘 이온과 결합하여 체내의 칼슘 수치를 급격하게 떨어트린다"며 "이것은 바로 심장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곧 심정지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한다.
노출 되었을 때 바로 물에 씻어야
전문가들은 "불산에 노출될 수 있는 경로로는 흡입과 눈, 피부 접촉이 대부분이다. 불산을 흡입할 경우, 일시적으로 숨이 막히고 기침이 날 수 있다"고 하면서 "노출 후 하루에서 이틀동안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도 그 이후에 발열이나 기침, 호흡곤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불산에 피부가 노출되었을 경우, 조직파괴가 심해 파괴된 조직이 괴사할 수 있으며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갈 수 있다"며 "파괴된 조직부위는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계속 나타날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뼈의 음영농도가 증가되기도 한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불산에 노출되었을 경우, 5분간 물로 피부와 눈을 씻어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빠른 응급대처 이후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하지만 "사업장에서 평소 새어 나오는 미량의 불산 등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예방을 평소에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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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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