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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03-12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이유 음식의 기억이 폭식을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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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었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옷차림이 많이 가벼워졌고, 그에따라 사람들은 몸매 관리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꾸준한 운동이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식사량 조절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식사량 조절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배가 불러도 음식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비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기도 하다.

배가 불러도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조지타운대학 메디컬센터의 바오키 쉬 박사 연구팀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rain Derived Neurotropic Factor, BDNF)'가 비만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의학전문지인 '네이처 메디슨 (Nature Medicine)'에 발표하였다.

▲ 배가 부르게 먹고서도 음식을 계속 먹게 되는 이유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의 변이 때문으로 밝혀졌다. ⓒScienceTimes

연구팀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가 음식을 섭취하고 난 후에 뇌에 '배가 부르다'라는 화학신호를 보내면서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유전자가 변이될 경우 뇌에 화학신호를 전달하지 못해 과식과 비만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유전자의 변형은 태아가 자궁에 있는 초기단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를 진행한 바오키 쉬 박사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는 짧은 유전자와 긴 유전자가 따로 존재하는데, '긴 뇌유래 신경양양인자'를 가진 사람은 정상적으로 뇌에 그만 먹으라는 신호가 전달되며 반면 '짧은 뇌유래 신경영양인자'를 가진 사람은 이 신호를 받지 못한다"고 하였다.

음식의 기억이 폭식을 불러일으켜

식욕 억제를 하지 못하는 것만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폭식이다. 식사량 조절을 하다가도 한순간에 폭식을 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폭식하고 토하는 것을 반복하며 거식증과 폭식증에 걸리기도 하고, 심할 경우 섭식장애를 겪기도 한다.

가정의학과 이경숙 전문의는 "어떤 일에 아주 강하게 자극을 받았거나, 같은 일이 반복되면 뇌의 해마 부위에서 DNA를 활성화시켜 단백질을 합성하게 된다."며, "그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게 되는데, 이는 맛있게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하는 이유이다."라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식욕을 지나치게 억제할 경우, 그에 대한 반발작용으로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음식의 기억이 되살아나게 된다."며, "뇌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기억하면서 그 음식에 대한 욕구를 참아내지 못하고,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폭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폭식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폭식은 습관적으로나 주기적으로 복통과 수면, 자발성 구토가 일어날 때까지 음식을 먹는 일종의 정신적 섭식장애이다. 주로 다이어트나 외모에 민감한 여성에게 일어나며, 사춘기나 성인 초기에 발병하는 정신장애이기도 하다. 폭식증은 스스로 많이 먹는 것이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나, 자발적으로 먹는 것을 멈추지 못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또한 폭식을 하고 난 후에 심각한 자기 비난과 우울한 심정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폭식증은 음식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거식증과 함께 나타나며, 신경성 식욕부진과는 다르게 극심한 체중감소가 일어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기도 하며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바로 폭식증이다.

이경숙 전문의는 "폭식은 한 번에 당장 고치기 어려운 정신적 질환이다."라며 "먹고 토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천천히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반드시 운동과 함께 건강한 다이어트를 진행해야 하며, 먹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음식을 급하게 먹거나 폭식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계속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은 나타날 수 있다. 이때, 물을 충분히 마셔 포만감을 유지하면서 식사를 소량씩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인 채소나 해조류 등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음식을 위주로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카테킨과 비타민C가 들어 있어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녹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녹차의 이러한 성분이 나쁜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춰주고 식욕의 감소 없이 지방 축척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거식증 : 섭식 장애. 음식 섭취를 극단적으로 피하는 증상이며, 내면에는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비롯하여 무력감과 외로움, 공격성과 불안 심리 등을 가지고 있다.

섭식장애
: 음식 섭취와 관련한 장애로 성인에게 해당하는 섭식장애와 유아·아동기에 해당하는 섭식장애로 구별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신경성 식욕부진증인 거식증과 신경성 식용 항진증인 폭식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daum.net
저작권자 2013-03-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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