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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3-03-05

고전작품이 뇌를 활성화시켜 악기 연주와 씹는 행위도 두뇌 활성화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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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작품은 고어(古語)와 문장 구조가 복잡한 탓에 사람들은 요즘 말로 부드럽게 해석된 해석판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고전작품의 복잡한 문장 구조와 고어가 뇌를 자극하여 고전작품을 읽으면 뇌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의 영문학자와 심리학자들은 고전작품이 일상 언어로 쓰여진 현대작품보다 뇌를 더 자극하고, 자극이 된 뇌가 활성화되면서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실험은 피실험자들에게 셰익스피어와 윌리엄 워즈워스 등 고전작가들의 작품 원본을 읽게 한 후, 다시 현대어로 쓴 개정판을 읽게 하였다.

그 이후 독서하는 동안 뇌의 변화를 자기공명영상(MRI)로 촬영하였는데, 원본을 읽을 때는 뇌의 전기 신호가 급증한 반면 개정판을 읽을 때에는 전기 신호의 발생량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Science Times

또한 연구팀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고전 시를 읽을 때, 우뇌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진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우뇌의 활동은 창의력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이는 읽은 사람의 과거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다시 말해, 복잡한 구조와 단어의 뜻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꼼꼼함과 집중력이 함께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를 진행한 리버풀대 자기공명센터의 영문학자인 필립 데이비스 교수는 "시는 사람의 감정과 경험에 대한 표현인데, 고전작품 중에서도 특히 시를 읽는 것은 창의력을 극대화하면서 생각을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고전을 읽는 것은 뇌 활동에 있어 로켓 발사를 돕는 부스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위대한 천재들도 고전작품을 즐겨 읽어

과거 위대한 천재로 알려져 있는 사람들도 고전작품을 즐겨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인문고전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22세에 왕위에 올라 황희와 맹사성 같은 정승들과 함께 정치를 시작했다. 어렸을 때 책을 연결한 가죽끈이 떨어질 정도로 책을 읽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세종대왕은 책을 즐겨 읽었다.

세종대왕이 특히나 인문고전을 즐겨 읽은 이유는 두뇌의 수준을 높임과 동시에 새로운 경지를 보고, 이를 통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배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조선시대에 여성 노비의 출산휴가를 직접 챙기기도 하였고, 남편인 남성 노비에게 출산휴가를 주기도 하였다. 몇백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도 훌륭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고전작품은 단순히 옛 서적(書籍)을 뜻하는 말은 아니다. 라틴어의 클라시쿠스(Classicus)와 근대어의 고전(Classic) 등의 내용이 복합되면서, 단순히 옛것의 의미에서 벗어나 후세에 모범이 될 만한 작품을 말한다. 지금과 같이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미술품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악기 연주는 노년기 뇌 건강에 도움

고전작품을 읽음으로써 두뇌가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 쫓기다 보면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럴 때에는 취미 생활처럼 즐기는 악기 연주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악기를 배우면 노년기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1년 4월 미국 캔자스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브렌다 한나-플래디 박사는 60세에서 83세 사이의 노인 70명을 연구한 결과, 악기를 배울 때 뇌를 활발하게 쓰면 몇십 년이 지난 뒤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고서도 연주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인지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특히 악기를 배운 시점이 빠를수록 인지기능이 더 좋았다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 연구팀 역시 이와 비슷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피아노나 현악기를 최소 3년 이상 배운 8세에서 11세 사이의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보다 소리의 구분 능력이나 손가락의 민첩성, 지능지수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진행한 연구팀은 "음악이 기억력과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면서도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두뇌발달을 위해 음악을 자주 듣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다"고 밝혔다.

꾸준한 대뇌활동은 치매 예방에도 좋아

전문가들은 꾸준하게 뇌를 활성화시켜주는 활동들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조언한다. 뇌를 쓰지 않을 경우, 치매에 걸릴 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이나 책 읽기, 바둑이나 장기 등 좋아하는 대뇌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조언한다.

꿈과 목표를 갖고, 작은 일을 반드시 마무리하는 것도 대뇌 활동에 좋은 습관이다. 또한, 짧은 시간이라도 운동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 좋으며 명상이나 사색과 같이 뇌에 휴식을 주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씹는 행위 역시 뇌를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일본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껌을 씹는 행위는 일시적으로 두뇌를 활성화시켜,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시험을 보기 직전 껌을 씹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씹는 행위는 뇌의 순환을 촉진함과 동시에 뇌의 노화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의 두뇌 활성화를 위해 비싼 돈을 들여서 학습을 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자녀들은 이런 부모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자녀들의 뇌를 자연스럽게 활성화시키면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고전작품 읽기나 악기 배우는 것을 권유해보면 어떨까.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3-03-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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