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한 여름에는 자연스럽게 개선되지만,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가을부터는 다시 심해지는 피부질환이 있다. 바로 '건선'이다.
대한건선학회 조사에 따르면 건선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 자살충동 등의 정신장애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그만큼 건선은 정신적으로도 힘든 질병이다.
치료 소홀하면 만성질환 될 수 있어
건선은 환부가 건조해 피부에서 하얗게 살가죽의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피부질환이다. 염증성 각화증의 일종인데, 여러 가지 크기의 붉고 평평한 변화가 생기고 그 표면에 각층이 두껍게 겹쳐 쌓여져 저절로 떨어지거나 계속해서 생긴다. 주로 팔꿈치와 무릎 등 외부로부터 쉬운 자극을 받을 수 있는 부위에 생긴다.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체질이나 영양상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내분비장애와 신진대사 장애, 특히 지방대사장애에 의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정신적 스트레스나 피부에 의한 자극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가정의학과 김강원 전문의는 "건선은 동물성 지방을 제한하는 내복요법과 환부에 연고를 바르고 씻어낸 다음 태양등에 쬐어주는 외용요법 등으로 치료를 한다"며 "호전됐다고 해서 치료에 소홀하면 만성질환이 될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일반적으로 햇볕을 쬐는 것은 건선에 나쁘다고 알려져 있으나, 광원치료를 하는 곳도 있으며 적정량의 햇빛은 건선 치료에 효과를 줄 수 있다. 물론 과도한 햇빛은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쬐는 것이 좋다. ⓒScience Times
맵고 짠 음식과 피부 자극은 피해야
건선이 심해지는 시기는 바로 늦가을과 겨울이다. 이 계절은 매우 건조한데, 이러한 환경은 건선을 더욱 악화시킨다. 때문에 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상 40~60% 습도를 유지하면서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잦은 목욕은 피하며, 몸을 건조하게 만드는 비누 대신에 오일이나 대용품을 사용하고 샤워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음식도 건선과 깊은 관계가 있다. 술을 마시거나 맵고 자극적인 음식, 또 인스턴트 식품과 밀가루, 육류와 당지수가 높은 음식들은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 흰 빵이나 초콜릿, 감자, 떡 등 당지수*가 높은 음식이 위험하다. 그래서 과일이나 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고 물도 많이 마셔주는 것이 좋다.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운동 중 다치거나 심하게 긁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때를 미는 것 역시 피하는게 좋다. 또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하고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신체 면역 기능에 이상이 와 건선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건조증과는 다르다
종종 피부건조증과 건선은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건선은 피부가 건조하면 더욱 악화 되는 것 뿐이지, 피부 건조증과는 다르다. 건선의 경우, 좁쌀만한 크기로 시작하는 붉은 발진이 돋아있으며 이 위에 각질이 두껍게 쌓여 있다.
하지만 피부건조증은 별다른 발진 없이 피부 전체가 마른 버짐이 일 듯 하얗게 각질이 일어난 상태를 보인다. 피부건조증은 피부에 있는 수분이 정상의 10% 이하로 부족한 상태이며, 피부가 수분을 빼앗겨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건선은 피부건조증에 비해 가려움은 적은 대신 피부에 나타난 상태가 좋지 않은 반면, 피부건조증은 피지분비가 적은 부위가 가려워 수시로 긁게 되고, 그 가려움이 밤에는 더 심해지기도 한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질환이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건선에 대한 편견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초기에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건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때이다.
*당지수 : Glycemic Index. 빈 속에 음식을 먹은 다음 30분 후의 혈당치 상승률 (포도당을 100으로 한 경우)과 식품 100g 가운데 당질 함유량을 산출한 수치. 당지수가 높은 식품일수록 소화 속도가 빠르며 혈액으로 방류되는 포도당의 양도 많아서 혈당 수치가 빠르게 더 많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