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들이나 산으로 외출을 하거나, 농작물 추수와 같이 야외 활동을 많이 하게 된다. 특히 이맘 때가 되면 쯔쯔가무시병과 같은 가을철 발열성 감염병이 유행한다. 충북에서는 10월에만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195명 발생했다.
들판의 진드기를 통해 옮겨지는 쯔쯔가무시
쯔쯔가무시병은 들이나 산에서 서식하는 진드기를 통해 옮겨지기도 하고, 기존에 발생한 상처를 통해서 옮겨지기도 한다. 따라서 농촌에서 수확 작업을 하거나, 들이나 산에서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진드기의 유충이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은 부위에 딱지가 동반되는 궤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는 대체로 10~12일 사이로,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발열과 발한, 두통 및 결막 충혈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구역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위장관계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86년 국내에서 최초로 쯔쯔가무시병 환자가 확인된 이후에 2004년부터 발병이 급증해 2003년 1천416건이었지만 2011년에는 5천151건으로 3.6배 이상 증가했다. 쯔쯔가무시병이 발생한 지역 현황(2011년 기준)을 볼 때, 대도시보다는 농어촌이 더 높게 나타났다.

가정의학과 김강원 전문의는 "쯔쯔가무시병에 대한 특별한 예방 백신은 없으며, 병을 앓고 난 후에도 재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쯔쯔가무시병) 유행지역 및 유행기에 야외활동을 하게 될 경우, 진드기 유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화학약품을 바르거나 노출된 피부에 방충제를 바르는 등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감염된 동물의 소변으로 옮겨지는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개나 돼지, 들쥐, 족제비 등의 콩팥에 사는 렙토스피라균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점막이나 피부 상처를 통해 오염된 물과 토양이 접촉되면서 사람에게 감염되는 대표적인 가을철 발열성 질환 중 하나다.
사실 렙토스피라증은 북극과 남극 외의 어느 지역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증으로, 농림업이나 어업, 축산업 등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겪는 일종의 직업병이며 업무상 밖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난다. 7월에서 11월 사이, 특히 9월과 10월에 잘 발생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나타나며 다양한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이다. 갑자기 발열과 두통, 오한이 시작되기도 하고 종아리와 허벅지 등에 심한 근육통을 느끼기도 한다. 대체적으로는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까지 수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김 전문의는 "감염 경로에 대해 교육을 받고, 오염된 곳에서 수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예방책"이라며 "야외에서 작업할 시에는 직접 접촉되지 않도록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이 증상의 경우, 아혈청형이 많아 백신이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백신은 권장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매년 발생하고 있는 무서운 제3군 법정 전염병, 유행성출혈열
'유행성출혈열'으로 알려져 있는 이 질병은 국제학회에서 '신증후군출혈열'이라고 불린다. 한국에서 매년 발생하고 있는 무서운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사망률은 7%에 다다른다. 환자는 남북한을 비롯, 중국에 40만명과 러시아에 1~2만명 등 세계적으로 매년 약 5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4~7%가 사망한다.
이 병은 한타바이러스에 속하는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푸우말라바이러스와 무에르토밸리바이러스의 호흡기 감염으로 시작된다. 한탄바이러스는 1976년 이호왕 박사가 세계 최초로 동두천 지역에서 잡은 쥐에서 발견해 '한탄강'의 이름을 딴 것이며, 서울바이러스 역시 이호왕 박사가 1980년 서대문구에서 잡은 집쥐에서 제2의 병원체를 발견해 명명한 것이다.
초기 증세는 독감과 비슷하다. 전신쇠약과 식욕부진을 시작으로, 고열과 심한 두통 및 복통을 동반하며 온몸에 출혈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신장염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으며, 단백뇨와 감뇨기로 인해 혼수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회복까지는 1~2개월이 걸린다.
김 전문의는 "1년 내내 전국에서 환자가 발생되며 농촌에서는 농번기와 건조한 계절에 많이 유행한다"고 말하며 "집쥐와 들쥐의 배설물에 오염된 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면 전염된다.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발병 초기에 빨리 병원에 가야 하며, 각종 장기에 출혈이 일어나기 때문에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 이슬기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2-1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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