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연구업적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는 복제 분야에 최초로 노벨상을 안겨준 연구주제다(수상자 선정 관련 내용은 10월 9일자 본지 기사 참고).
인류 최초로 포유류에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월머트 박사나 최초로 수정란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미국의 제임스 토머스 박사 등이 매번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탈락되곤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생명의 존엄성과 관련된 윤리적 논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는 지난 2006년 성숙한 쥐의 피부세포에다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는 조작만으로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신체조직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iPS를 만들어 그런 윤리적 논란을 비켜갈 수 있었다.
그 후 많은 과학자들은 iPS가 머지않은 미래에 의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머지않은 미래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연구 성과들이 최근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끈다.
최근 컬럼비아 의대 연구팀은 성인의 피부세포에서 분화된 iPS를 이용해 황반변성 및 망막색소변성증 등으로 망막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는 이들의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분자의학(Molecular Medicine)’지 온라인 버전에 게재된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연구진은 iPS에서 얻은 망막세포를 망막이 퇴화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쥐 34마리의 오른쪽 눈에 이식한 결과 장기간에 걸쳐 신경이 회복되고 지속적으로 시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53세 기증자의 피부세포에서 얻은 iSP가 최초로 안구의 빛 감지 세포 아래에 있는 망막의 뇌하수체 성장인자로 발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중요한 점은 이 연구에서 암세포가 발생한 실험대상 쥐들이 한 마리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줄기세포 이식시의 부작용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스테판 트생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시력 보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시사하지만 무엇보다 세포 이식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iPS는 배아줄기세포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안전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한 후 3년 내에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임상실험을 시행할 계획이다.
간 유사조직으로의 분화에 성공
지난 6월엔 일본 요코하마 시립대학의 연구진이 배양접시 위에서 iPS를 기능적 간 유사조직으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타카노리 타케베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인간의 피부세포에서 유래하는 iPS를 특별히 설계된 배양접시에서 배양한 결과 9일 후 성숙한 간세포의 생화학적 마커를 보유한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상태에서 연구진이 탯줄에서 채취한 혈관 내피세포와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세포를 추가한 결과 3가지 세포가 결합하여 길이 5㎜의 간싹(간 발생의 초기 단계)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간 조직에는 담관이 없고 간세포들이 실제 간과는 달리 깔끔한 판 모양을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기능적인 혈관을 보유하고 있고 유전자 테스트 결과 실제 간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를 상당부분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는 iPS로부터 혈관망을 갖는 인간의 기능적 장기를 생성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지난 5월엔 이스라엘 연구진이 두 명의 남성 심장마비 환자들의 피부세포를 채취해서 만든 iPS을 이용해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심장근육세포를 이전에 존재했던 심장조직과 함께 배양해 미세한 크기의 심장근육조직으로 발달시킨 한 뒤 건강한 쥐의 심장에 이식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식된 조직은 숙주의 조직에서 세포와 별 무리 없이 연결됐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iPS를 인간에게 사용하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임상실험이 시작되기까지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iPS를 얻는 법
iPS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지난 2006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만든 iPS는 다 자란 쥐의 피부세포에 역전사 바이러스를 이용해 Oct3/4, Sox2, c-Myc, Klf4의 4종의 전사 인자를 도입시켜서 제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개별 환자로부터 iPS를 유도하여 테스트까지 마치려면 세포주 하나당 6개월의 기간과 수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또 현재 수준에서는 수천 개의 피부세포로부터 몇 개의 iPS만 얻어낼 수 있을 만큼 효율도 매우 낮다.
이에 따라 전사 인자를 한 번에 도입시키거나 특정 전사 인자를 제외하는 방법 또는 다른 화학물질을 추가로 이용하는 법 등 iPS를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도 산업화를 위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스탠퍼드-번햄 의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배양을 시작할 때 여러 종의 카이네이즈 저해제를 투여해 기존 방법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iPS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iPS의 발생은 세포들 사이의 의사소통 네트워크의 조절에 달려 있는데 다능성 줄기세포를 발생시킬 때는 특정 유전자들을 켜거나 끄는 조작을 해야 한다. 그 때 세포의 의사소통, 생존, 성장 등 여러 면에 작용하는 효소인 카이네이즈가 활성화되는데, 연구진은 저해제를 투여해 카이네이즈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했다. 그럼으로써 세포의 재프로그래밍 효율을 현저히 늘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치료용 줄기세포 은행을 설립해 2020년까지 80%의 일본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75개의 표준 iPS 세포주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추진 중에 있다.
또 내년에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발생생물학센터에서 iPS를 이용해 망막질환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야마나카 교수는 iPS를 임상에 적용하는 파킨슨병 치료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불완전성과 위험성 때문에 iPS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과학자들도 많다. iPS는 분화된 세포로부터 만들어지므로 돌연변이 및 기타 유전적 결함들이 누적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구세포로부터 유도된 iPS는 종양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iPS에 대한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이용해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류 최초로 포유류에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이언 월머트 박사나 최초로 수정란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미국의 제임스 토머스 박사 등이 매번 노벨상 후보로 거론됐지만 번번이 탈락되곤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생명의 존엄성과 관련된 윤리적 논란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교토대 교수는 지난 2006년 성숙한 쥐의 피부세포에다 특정 유전자를 집어넣는 조작만으로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신체조직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한 iPS를 만들어 그런 윤리적 논란을 비켜갈 수 있었다.
그 후 많은 과학자들은 iPS가 머지않은 미래에 의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머지않은 미래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시사하는 연구 성과들이 최근 줄줄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주목을 끈다.
최근 컬럼비아 의대 연구팀은 성인의 피부세포에서 분화된 iPS를 이용해 황반변성 및 망막색소변성증 등으로 망막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는 이들의 시력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분자의학(Molecular Medicine)’지 온라인 버전에 게재된 이 연구결과에 의하면, 연구진은 iPS에서 얻은 망막세포를 망막이 퇴화하도록 유전자가 조작된 쥐 34마리의 오른쪽 눈에 이식한 결과 장기간에 걸쳐 신경이 회복되고 지속적으로 시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53세 기증자의 피부세포에서 얻은 iSP가 최초로 안구의 빛 감지 세포 아래에 있는 망막의 뇌하수체 성장인자로 발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중요한 점은 이 연구에서 암세포가 발생한 실험대상 쥐들이 한 마리도 없었다는 점이다. 이로써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줄기세포 이식시의 부작용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한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스테판 트생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시력 보호에 긍정적인 효과를 시사하지만 무엇보다 세포 이식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약물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iPS는 배아줄기세포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안전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한 후 3년 내에 황반변성 환자들에게 임상실험을 시행할 계획이다.
간 유사조직으로의 분화에 성공
지난 6월엔 일본 요코하마 시립대학의 연구진이 배양접시 위에서 iPS를 기능적 간 유사조직으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타카노리 타케베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인간의 피부세포에서 유래하는 iPS를 특별히 설계된 배양접시에서 배양한 결과 9일 후 성숙한 간세포의 생화학적 마커를 보유한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상태에서 연구진이 탯줄에서 채취한 혈관 내피세포와 골수에서 채취한 중간엽세포를 추가한 결과 3가지 세포가 결합하여 길이 5㎜의 간싹(간 발생의 초기 단계)을 형성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만들어낸 간 조직에는 담관이 없고 간세포들이 실제 간과는 달리 깔끔한 판 모양을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기능적인 혈관을 보유하고 있고 유전자 테스트 결과 실제 간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를 상당부분 발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는 iPS로부터 혈관망을 갖는 인간의 기능적 장기를 생성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지난 5월엔 이스라엘 연구진이 두 명의 남성 심장마비 환자들의 피부세포를 채취해서 만든 iPS을 이용해 심장근육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심장근육세포를 이전에 존재했던 심장조직과 함께 배양해 미세한 크기의 심장근육조직으로 발달시킨 한 뒤 건강한 쥐의 심장에 이식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식된 조직은 숙주의 조직에서 세포와 별 무리 없이 연결됐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iPS를 인간에게 사용하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임상실험이 시작되기까지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iPS를 얻는 법
iPS를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지난 2006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가 만든 iPS는 다 자란 쥐의 피부세포에 역전사 바이러스를 이용해 Oct3/4, Sox2, c-Myc, Klf4의 4종의 전사 인자를 도입시켜서 제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으로 개별 환자로부터 iPS를 유도하여 테스트까지 마치려면 세포주 하나당 6개월의 기간과 수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또 현재 수준에서는 수천 개의 피부세포로부터 몇 개의 iPS만 얻어낼 수 있을 만큼 효율도 매우 낮다.
이에 따라 전사 인자를 한 번에 도입시키거나 특정 전사 인자를 제외하는 방법 또는 다른 화학물질을 추가로 이용하는 법 등 iPS를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도 산업화를 위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스탠퍼드-번햄 의학연구소의 과학자들은 배양을 시작할 때 여러 종의 카이네이즈 저해제를 투여해 기존 방법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iPS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iPS의 발생은 세포들 사이의 의사소통 네트워크의 조절에 달려 있는데 다능성 줄기세포를 발생시킬 때는 특정 유전자들을 켜거나 끄는 조작을 해야 한다. 그 때 세포의 의사소통, 생존, 성장 등 여러 면에 작용하는 효소인 카이네이즈가 활성화되는데, 연구진은 저해제를 투여해 카이네이즈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했다. 그럼으로써 세포의 재프로그래밍 효율을 현저히 늘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치료용 줄기세포 은행을 설립해 2020년까지 80%의 일본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75개의 표준 iPS 세포주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추진 중에 있다.
또 내년에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산하 발생생물학센터에서 iPS를 이용해 망막질환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임상시험을 할 계획이다. 그밖에도 야마나카 교수는 iPS를 임상에 적용하는 파킨슨병 치료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불완전성과 위험성 때문에 iPS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과학자들도 많다. iPS는 분화된 세포로부터 만들어지므로 돌연변이 및 기타 유전적 결함들이 누적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구세포로부터 유도된 iPS는 종양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iPS에 대한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를 이용해 임상시험을 실시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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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10-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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