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췌도 이식(膵島 移植)'의 성공률을 기존보다 30% 이상 높이는 수술법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서울대병원 박경수·정혜승,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강남세브란스병원 강신애 교수팀이 출산 후 버리는 제대혈(臍帶血, 사람의 탯줄혈액)을 이용해 췌도의 생착률을 높였다고 22일 전했다.
췌도는 췌장의 일부로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 분비는 췌도의 베타세포가 맡고 있는데 문제가 생기면 고혈당으로 당뇨병이 된다.
당뇨병은 소아 때부터 나타나는 제1형과 성인 후 나타나는 제2형으로 나뉜다. 제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을 조절해 예방할 수 있지만, 제1형은 베타세포가 파괴돼 치료가 어렵다. 재조합 인슐린을 매일 수차례 주사하거나 돼지 등의 체도를 이식해야 한다.
돼지의 췌도 이식은 그러나 성공률이 높지 않았다. 염증·응고반응이 나타나 이식된 췌도 주변으로 혈관이 생기지 못한 것이다.
이번 연구팀은 거부반응을 해결하기 위해 제대혈에서 분리한 혈관내피전구세포를 이용했다. 혈관내피전구세포는 혈관 형성에 필요한 일종의 줄기세포로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돼지 췌도에 혈관내피전구세포를 코팅한 뒤 이식했다. 제1형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게 실험한 결과 혈관내피전구세포와 췌도가 상호작용하면서 혈관을 만드는 촉진인자의 분비를 늘렸다.
박경수 교수는 "췌도만 이식한 쥐보다 췌도의 생존율이 30% 이상 향상됐다"며 "향후 사람에게 직접 적용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선도형 세포치료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줄기세포 연구분야의 권위지인 '세포이식(Cell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
- (서울=연합뉴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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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2-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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