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건조증으로 인한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건조증이란 몸에 물기가 적어지며 땀이나 침, 대소변 따위가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말하는데 눈, 피부, 입 등의 비정상적 건조증은 치료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건조증을 조금 불편한 정도로 간과하다가 질병을 키우는 환자들이 많다며 예방과 초기치료에 신경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컴퓨터 사용할 때엔 눈을 자주 깜빡여야
환절기 3대 건조증 중 첫 번째는 안구건조증이다.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따끔거리고 뻑뻑한 느낌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 눈물이 적은 것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것도 안구건조증 때문일 수 있다.
인공눈물을 넣는 식의 단순한 치료만으로는 완치가 더디기 때문에 수시로 눈을 깜빡여주는 등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한길안과병원 임태형 진료과장은 "염증성 질환인 경우도 있고 눈물 자체가 분비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눈물은 제대로 분비되는데 너무 빨리 말라서 눈이 건조해지는 경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어 그에 맞는 적합한 약을 써야 한다"며 "염증성 질환에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인공눈물 외에 추가로 넣고 눈물 분비가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눈물 내려가는 길을 막거나 눈물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황사가 심한 날 외출을 삼가야 한다. 또 외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콘택트렌즈는 피하고 안경이나 보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그나마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다.
임 과장은 "황사 같은 미세 먼지가 눈의 가장 바깥쪽인 각막 표면에 침착하면 이로 인해 눈물 막이 파괴돼 안구건조증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실내 온도는 18도, 습도는 60%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고 물을 자주 마시고 눈꺼풀을 자주 세척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컴퓨터를 자주 사용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공부하는 중간에도 눈을 자주 깜빡여주는 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단 컴퓨터를 집중해서 보게 되면 눈 깜빡임 횟수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눈물이 보통 때보다 현저히 적게 나오기 때문이다.
임 과장은 "컴퓨터를 50분 사용하면 10분은 쉬어주는 원칙을 지키면서 사용하는 게 좋겠고 의도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는 게 도움이 된다"며 "공부를 하다 중간에 눈을 감고 쉬어주는 것과 방부제가 없는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도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오일 대신 크림타입 보습제 발라야
환절기 3대 건조증 중 두 번째는 피부건조증이다. 피부에는 고유의 각질층이라고 해서 그 각질층 속의 수분과 지질성분을 통해 보습막이 형성돼 있는데 기후가 건조해지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보호막의 손상으로 수분이 날아가고 건조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 봄철 자외선의 양은 겨울보다도 많아 기미 등 각종 색소질환이 생기기 쉬운데 봄철의 피부건조증과 동반돼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이다.
듀오피부과 홍남수 원장은 "봄철엔 변덕스러운 날씨와 강해지는 자외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황사까지 피부에 신경 써야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환절기 피부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습도가 60% 정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집안에 젖은 빨래를 널거나 가습기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샤워나 목욕을 한 이후에는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 2~3분 이내에 보습제를 전체적으로 잘 발라주는 것이 좋다.
특히 습관적으로 때를 밀어서 피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질 보호막을 벗겨 내거나 비누와 같은 강력한 세정제의 빈번한 사용으로 새로운 피부 보습막이 형성될 틈을 주지 않는 등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러한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홍 원장은 "샤워는 5~10분 정도로 간단하게 하고 직후에 보습제를 바르는 습관으로 피부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장벽을 회복시켜주면 건성 피부가 호전될 수 있다"며 "환절기 건조증으로부터 건강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섭취, 올바른 샤워습관과 적합한 보습제 사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 원장은 "오일 자체는 보습막을 형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자체가 함습성, 친수성은 낮기 때문에 수분 함유량은 낮다"며 “오일 타입보다는 보호막도 형성하면서 보습제 자체가 함습성을 가지고 있는 크림타입 보습제가 더 이상적이다”고 강조했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셔라
환절기 3대 건조증 중 세 번째는 구강건조증이다. 입안이 텁텁하게 느껴지거나 자고 있어났을 때 입안이 말라 있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페리오플란트치과 현영근 원장은 "젊은이들은 대개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나이든 어르신들은 좀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40~50대 이후 여성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인공치아가 많거나 틀니를 착용한 경우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안이 건조한 것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충치나 잇몸병에 저항하는 기능이나 맛을 느끼는데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현 원장은 "구강건조증을 방치하면 입 냄새가 심해질 뿐 아니라 음식물을 먹기가 불편하고 잇몸과 치아에 염증을 유발시켜 결국에는 미각을 잃을 수도 있다"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금연과 금주,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구강건조증을 예방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은 무설탕 껌을 씹도록 하는 방법이다. 솔비톨 등이 함유된 껌은 치태 내의 산도를 개선시키며 씹는 운동 자체가 타액분비를 증진시킬 뿐 아니라 타액을 치아 주위로 골고루 전달되게 하기 때문이다.
현 원장은 “구강건조증 환자에게는 충치와 잇몸병의 이환이 매우 파괴적이므로 적극적인 환자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충치 발생 방지를 위한 식단 조절, 치태의 효율적인 제거를 위한 위생교육이 포함되며 화학적으로 치태를 제거할 수 있는 구강 세척제를 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왕지웅 의학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2012-04-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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