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니나 세라믹, 임플란트 같은 치아 보철물은 썩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자연 치아와 마찬가지로 인공 보철물도 썩는다. 보철물을 제대로 닦지 않아 표면에 음식 찌꺼기가 남게 되면 구강내의 곰팡이와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 형성돼 염증이 생기고 이것이 의치를 부식시킨다.
일단 부식되기 시작한 보철물은 의치의 수명을 줄일 뿐 아니라 치아 주변 조직, 즉 잇몸이나 치아를 지탱하는 하방의 뼈도 손상을 준다. 전문의들은 보철물 자체가 썩는 것은 아니지만 부식으로 인해 의치가 탈락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임플란트와 같은 의치 역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치실 등을 이용해 양치질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영구적 사용하려면 위생 관리 철저히 해야
일반적으로 의치의 수명은 자연치아 만큼이나 길지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보철물의 특성상 치아의 뿌리를 남긴 채 덧씌우거나 충치를 도려내고 보철물로 때우므로 잇몸과의 연결 부위 등에 미세한 음식물 찌꺼기가 남기 쉽다. 이 때문에 양치질 뿐만 아니라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사용해 깨끗하게 청소해줘야 한다.
실제로 의치가 많은 사람은 양치 직후에 보조기구를 활용해 다시 양치를 해보면 미세한 음식 찌꺼기들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양대병원 치과 이영수 교수는 "의치를 제대로 닦지 않아 표면에 음식찌꺼기가 남게 되면 구강내의 미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 형성된다"며 "미생물의 입장에서 볼 때 입안은 매우 따뜻하고 캄캄하며 각종 영양분(침과 같은 단백질)이 많기 때문에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만큼 치실 등을 사용해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잠자기 전에 양치질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잠을 자는 동안 미생물들의 번식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특히 치태가 잘 생기는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를 꼼꼼하게 닦아야 한다"며 "잇몸 표면이나 혀에도 많은 균이 살고 있는 만큼 잇몸과 혀를 깨끗하게 닦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잇몸병 있으면 바스 칫솔질로
의치가 많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가 시리거나 피가 나는 등의 잇몸질환을 갖고 있다. 의치를 심은 것 자체가 잇몸에 부담을 주는데 적절하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 염증이 악화돼 잇몸병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페리오플란트치과 현영근 원장은 “칫솔질을 할 때나 과일 등의 음식을 먹을 때 피가 나는 증상이 있다면 이미 잇몸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 일수 있다”며 “좀 더 악화되면 냄새가 나거나, 고름과 같은 액체가 나올 수도 있고 결국엔 치아를 둘러싼 뼈(치조골)에까지 영향을 끼쳐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잇몸을 건강하게 하고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양치방법으로 '바스법'을 꼽을 수 있다. 바스법은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에 45도로 칫솔을 위치시킨 후 짧은 전후운동으로 진동을 주는 것인데, 칫솔모가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에 들어가게 해 치태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현 원장은 “바스법은 염증에 취약한 당뇨환자나 치열교정환자에게도 추천되는 양치방법으로 치은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도 한다”며 “잇몸 사이에 낀 치태(프라그)가 효과적으로 제거되며 잇몸 마사지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지만 이와 잇몸 경계 부위의 마모된 환자들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징어 씹는 습관, 의치 수명 단축
의치를 가진 사람이 오징어와 같은 딱딱한 음식을 씹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이 의치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통증을 못 느끼는 의치의 특징으로 얼마만큼의 부담이 가해지는지 몰라 반복하게 되지만 실제로는 곧바로 잇몸 뼈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치과 정겨운 교수는 “임플란트는 다른 의치에 비해 힘을 잘 견디는 편이지만 잇몸 뼈에 나사로 박아 넣은 것이므로 자연치처럼 충격을 흡수하는 조직이 없어 무리한 힘이 가해지면 곧바로 잇몸 뼈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특히 어금니에 임플란트를 한 경우 많은 시간이 흘러야 주위 뼈가 단단해지므로 임플란트 시술 직후에는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플란트는 오징어와 같은 딱딱한 음식 이외에도 염증에 취약한 특징도 있다. 대부분의 임플란트가 밖으로 보이는 쪽보다 입 안쪽의 잇몸과 닿는 부분이 깊숙이 파여 있는데 이 부분을 더욱 세심하게 닦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미생물에 대한 방어가 약한 구조로 되어 있어 염증에 매우 취약하다”며 “일단 염증이 진행되면 잇몸 뼈가 파괴되고 부실해져 임플란트가 흔들리고 잇몸 뼈가 파괴되면서 임플란트도 빠질 수 있는 만큼 6개월에 1번 정도 정기검진을 통해 염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왕지웅 의학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2012-01-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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