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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기자
2020-04-22

또 하나의 혁신 꿈꾸는 ‘폰카’ 적외선 이용하는 양자점 기반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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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주요 부품은 카메라다. 일찌감치 저가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최근에는 전문가용 DSLR 카메라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2000년대 초반에 상용화된 CMOS 이미지 센서로 인해 크기가 최소화되고 가격 역시 저렴해진 덕분이다.

그런데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또 하나의 혁신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제전기전자학회(IEEE)가 발행하는 잡지 ‘IEEE SPECTRUM’에 의하면, 디지털 카메라에 새로운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은 바로 ‘양자점(quantum dot)’이다.

입자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nm) 수준으로 작아지면 전기‧광학적 성질이 크게 변화하게 되는데, 양자점은 이러한 초미세 반도체 나노 입자를 가리킨다.

양자점 기반 카메라 기술로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또 하나의 혁신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 게티이미지

현재 사용되는 기술인 CMOS 센서는 지난 20년 동안 기반기술에서 상당한 진보가 있었지만, 빛을 이미지로 변환하는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또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밝은 태양 아래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이미지의 일부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어두운 조명에서 사진을 찍게 되면 거칠고 선명하지 않게 되며, 전문 카메라로 찍은 것만큼 색상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는 기존 카메라가 가시광선만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양자점을 이용하게 되면 적외선을 이용할 수 있어 사진 기술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다.

더 얇은 이미지 센서 만들 수 있어

반도체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화학결합을 통해 전자를 방출하고 그 전자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그러나 양자점에서는 전자가 방출되어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없다. ‘양자 구속’이라는 현상을 통해 전자가 직경 몇 나노미터밖에 되지 않는 입자의 가장자리에서 압착되고 특별한 속성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 속성을 사진에 적용할 경우 양자점에 흡수되는 빛을 조절할 수 있다. 이는 적절한 재료와 입자 크기를 선택하게 되면 가시광선에서 적외선에 이르는 모든 스펙트럼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양자점은 실리콘보다 빛을 더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으므로 카메라 제조사가 더 얇은 이미지 센서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애플 사의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는 “양자점 기반 카메라는 적외선 파장으로 확장되므로 적외선 사진의 주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양자점 이미지 센서(오른쪽)은 CMOS 센서(왼쪽)에 비해 광자 수신에 의한 필터링 오류 감소 등의 여러 장점을 지닌다. ⓒ 인비사지(Invisage)

기존의 적외선 카메라는 실리콘이 흡수하지 않는 빛을 흡수하기 위해 인듐-갈륨-아르세나이드 등의 반도체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이런 재료로 만들어진 픽셀 배열은 CMOS 회로와 별도로 제작되어야 하며,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양자점은 빠르고 쉬운 공정을 이용해 대규모 화학처리 없이 합성할 수 있다. 게다가 픽셀 사이즈가 1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아서 집적하기 용이해 더 저렴한 가격에 적외선 카메라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양자점 카메라의 상용화에 있어서 주요 장애물은 안정성, 효율성, 통일성이다. 양자점은 공기 중에서 산화되어 불완전하고 센서 속성이 변화할 수 있으며 감도 감소 및 응답 시간 지연 등의 문제점을 지닌다.

향후 5년 내에 양자점 카메라 상용화 예상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양자점 기반 카메라의 상용화에 나섰고, 이 제품들이 앞으로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WIR 비전 시스템 사에서 개발한 애큐러스(Acuros) 카메라가 좋은 예다.

이 카메라는 황화납 양자점을 적용해 단파 적외선을 검출한다. 기존의 적외선 카메라는 80%의 효율을 보이는데, 이 카메라는 그보다 훨씬 낮은 15%의 효율에 그친다. 그러나 15마이크로 픽셀의 애큐러스 카메라는 대부분의 적외선 카메라보다 해상도가 높을뿐더러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다.

애플 사도 가시광선보다 양자점 기반 카메라의 적외선 기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양자점 이미지 센서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 ‘인비사지’를 인수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애플 사는 안면인식 기술에 적외선과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 해상도가 높은 저렴한 칩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양자점 기반 카메라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MIT, 시카고대학, 토론토대학, ETH 취리히, 소르본대학, 홍콩시립대학을 포함한 전 세계의 학계 및 단체들이 연구를 진행 중이다. ‘IEEE SPECTRUM’은 앞으로 5년 안에 어두운 곳에서도 보다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양자점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0-04-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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