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깔린 우리나라의 첨단 교통카드시스템이 중남미에 상륙한다.
IT서비스기업 LG CNS(대표 김대훈)는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바탕으로 남미 3대 도시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AFC(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와 BMS(버스운행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LG CNS는 올 하반기부터 1년6개월에 걸쳐 보고타 시내를 운행하는 1만2천여대 버스와 BRT(버스전용차로)내 역사 40여곳에 AFC 및 BMS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2015년까지 보고타 내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와 BRT 정거장을 단일 환승시스템으로 통합한다.
이번 사업은 총 3억달러(약 3천억원) 규모로, LG CNS 창사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최대 규모다. 특히 해외에서 이 같은 초대형 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에서 국내 IT업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LG CNS는 버스와 역사용 단말기, 게이트 및 충전기 등을 국산 장비 중심으로 구성해 국내 IT전문업체의 수출에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LG CNS가 이번 초대형 해외 사업을 수주하기까지는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간 스페인과 브라질 등 글로벌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등 몇 가지 드라마틱한 과정이 있었다.
최종 평가를 위한 공청회는 '공정한 사업자 선정'을 위해 보고타시의 지상파TV로 생중계될 정도였다. 발주기관인 트랜스밀레니오(보고타시 교통공사)는 입찰 공고부터 기술 및 가격 심사까지 전 과정을 공개로 진행했다.
현재의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이 사실 보고타의 대중교통 체계를 벤치마킹한 것이란 점도 또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울시는 보고타의 BRT 등 대중교통체계를 벤치마킹한 뒤 2004년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를 도입하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단일 환승시스템으로 통합한 '서울시 신 교통카드시스템'을 개통했다.
당시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한 LG CNS는 그로부터 7년 뒤 보고타시의 교통카드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함으로써 보고타에서 배운 교통 시스템을 역수출한 것이다.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은 현재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시와 오클랜드시,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시에 수출돼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모스크바 등 인구 1천만명이 넘는 초대형 도시로부터 사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수주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LG CNS 비전 2020'을 선포한 LG CNS는 해외법인(미주·일본 등 7개)을 거점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이번 보고타 사업을 수주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해 현재 10%대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대훈 LG CNS 사장은 "이번 보고타 사업 수주는 서울시와 국토해양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코트라, 행정안전부 등 범국가적 지원으로 일궈낸 대한민국 세일즈 외교의 큰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LG CNS는 서울시 교통카드 시스템 등 국내 대형 프로젝트 성공과 함께 검증된 자체 솔루션과 플랫폼을 국가별 맞춤형으로 개발, 지속적인 글로벌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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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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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7-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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