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퀴리(1867∼1934) 부인이 직접 사용했던 실험기구들이 대전에 왔다.
27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프랑스 퀴리박물관으로부터 무상임대한 실험기구 3점이 전날 도착했다.
도착한 실험기구는 전압을 정밀 측정하는 '4분(分) 전위계(Quadrant Electrometer)'와 석영에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해 방사성 물질의 붕괴에 따른 순간적인 질량변화가 전기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 방사능 세기를 확인하는 '압전 계수기(Piezoelectrical Scale)', 방사선 강도와 에너지를 정밀 측정하는 '이온화 챔버(Ionization Chamber)'이다.
이들 기구는 100여년 전 퀴리 부인이 실제 각종 실험 등에 사용했던 것으로 남편 피에르 퀴리 등과 함께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4분 전위계와 이온화 챔버는 현재 전국 환경감시망에 설치돼 있는 공감감마선량률 측정장비와 비슷한 것이다.
특히 압전 계수기는 현 핵종 분석기의 모태가 된 것인데 퀴리 부인이 라듐을 순수 분리하는 데 성공, 1903년 노벨물리학상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 이 압전 계수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주용 KINS 생활환경방사능평가실장은 "이들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퀴리 부인이 '방사능'이라는 개념을 처음 정립했다"며 "지금은 자동화 장비를 이용해 방사선량 등을 쉽게 측정하지만 100년 전에는 방사성 물질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오랜 시간에 걸쳐 실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NS는 다음달 문을 여는 원자력안전역사관을 통해 이들 실험기구를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때 퀴리 부인이 쓴 편지 등의 사본도 함께 전시된다.
KINS는 올해가 퀴리 부인이 노벨화학상을 받은 지 100년이 되는 점을 감안해 퀴리 부인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청소년들에게 노벨상 도전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퀴리박물관과 접촉, 소장품 임대를 이끌어냈다.
임대기간이 끝나는 3년 뒤에는 다른 소장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퀴리박물관과 협의중이다.
임대를 이끌어내기 위해 퀴리박물관을 직접 방문했던 여동희씨는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물건들에서는 지금도 방사선이 검출된다"며 "온몸을 던져 방사능 개념을 정립한 퀴리 부인의 실험기구 전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방사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그 의미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 (대전=연합뉴스 제공) 정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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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4-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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