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유가가 서민들의 생활을 옥죄고 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면서 4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불과 세 달 전 만 해도 유가 폭등으로 휘발유 1갤론 가격은 5달러를 뛰어넘었다. 2년 전만해도 1갤론에 2달러를 조금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유지비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자동차 구입성향을 보이고 있다. 크고 힘이 좋은 차보다, 연비가 높은 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애틀란타에 거주하는 권경순 씨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동차를 구입할 때 연비는 고려사항이 아니었으나 이제 디자인이나 성능보다 연비가 자동차 구매요소 중 가장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비가 휘발유차에 비해 두 배 높은 하이브리드카를 선호하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형차와 친환경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최근 미국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자동차가 이슈다. 기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충전지를 이용해 전기모터를 작동시킨 뒤 충전지에 전원이 떨어지면 엔진의 동력으로 다시 충전시키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 in Hybrid)는 주유구 외에 콘센트를 내장해 집이나 가정에서 바로 전원을 연결해 충전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매일 단거리(30마일 이내)를 이동하는 사람의 경우 단 한방울의 기름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기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소요되는 에너지는 휘발유 차를 사용할 때와 비교해 25% 수준이다. 이 때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환경오염,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으며, 자동차 업체들 입장에서도 연비와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를 봤을 때 매력적인 분야다.현재 도요타(프리우스), 제네럴모터스(쉐비 볼트), 포드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 중이며, 폭스바겐(골프) 등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BYD오토도 세단과 해치백 하이브리드를 오는 2009년도에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린카 4대 강대국’으로 도약할 기틀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목표로 제시한 ‘그린카 4대 강국’을 위해 산업계와 정부의 협력이 시작된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8월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지경부, 현대자동차, 배터리 3개사(LG화학,SK에너지, SB리모티브) 및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용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 이현순 현대차 사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박영우 SB리모티브 사장, 유영상 자동차부품연구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 따라 LG화학, SK에너지, SB리모티브 등 배터리 3사는 경쟁개발을 통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양산에 요구되는 배터리 시스템을 2013년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초 양산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를 위해 최종 개발된 배터리 시스템을 구입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개발감독자로서, 자동차부품연구원은 개발관리자로서, 단계별 평가의 공정성 유지를 담당한다.
이윤호 장관은 “친환경 · 고효율 그린카야 말로 저탄소 녹색성장의 주축이며, 국내 차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고체 연료 차량의 핵심이 엔진이라면 그린카의 핵심기술은 배터리여서 앞으로는 배터리를 지배하는 국가가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다른 업종간 협력을 통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세계 최초로 주행 가능한 플러그인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전지 차는 포드 손에서 탄생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말 공개한 ‘엣지 위드 하이 시리즈 드라이브’는 2007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전시되었던 에어스트림 컨셉트 카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실용화했다.
수소 연료 전지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조합한 것으로 41mpg(17.3 km/리터)의 연비를 실현했다. 일일 운행 거리가 50마일(80km) 이하일 경우에는 평균 연비가 80mpg(33.8km/리터)로 한층 높아진다. 연료전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해 배출가스는 전혀 없다. 이 플러그인 연료 전지 하이브리드 차는 유연한 파워트레인 구조를 지녀 차의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고 신개발의 연료나 첨단 구동 기술을 채용할 수 있다.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336볼트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을 주동력으로 사용하며 배터리만으로 40km를 운행할 수 있고 이후에는 연료전지를 활용해 배터리를 충전해 평균적으로 360km를 주행한다. 그러나 운전상황에 따라서 주행거리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한번 충전으로 최대 640km의 주행도 가능하다.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문제로 연료소모와 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친환경적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엄격한 환경기준을 내세우는 유럽연합(EU) 등에서는 친환경차가 아니면 판매나 운행조차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래형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수소를 분해해 얻은 전기로 가는 수소연료전지차, 수소를 내연기관에서 연소하는 액화수소연료차 등으로 나뉜다.
- 권영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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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08-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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