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부터 ‘비스타 스트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말 많고 탈 많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차기 PC 운영체제(OS)인 ‘윈도 비스타’가 31일 국내에서 전격 공개됐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3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한글 윈도 비스타 홈베이직, 홈프리미엄(일반소비자용), 비즈니스(중소기업용), 얼티메이트(최상위 버전) 등 총 4가지 버전의 윈도 비스타 런칭쇼를 열고 정식 판매에 돌입했다. MS는 한글 오피스 스탠다드 2007버전과 프로페셔널 2007 버전 등 차기 오피스 제품군도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MS, 비스타는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 MS는 비스타 운영체계를 설치하면 PC 작업을 빠르고 안전하고 쉽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안 기능이 강화됐으며 3차원 입체 영상 기능이 강화돼 작업자는 작업의 진행사항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기본 탑재되는 미디어 센터는 리모컨을 이용해서 PC에 저장된 다양한 멀티미디어 파일을 TV 화면을 통해서 이용할 수 있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한국 출시 하루 전인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있는 노키아극장에서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를 배경음악으로 비스타의 개인용 버전을 공개하며 비스타를 통해 전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는 “개인 소비자들은 윈도95나 윈도XP 출시 때보다 더 빠르게 비스타로 교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PC업계, 단기간 특수 기대 어려워= 삼성전자와 LG전자,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국내 PC제조사와 도시바, HP, 델 등도 신학기 수요를 앞두고 앞다퉈 비스타가 탑재된 데스크톱 PC와 노트북 PC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PC 운영체계를 XP에서 비스타로 교체할 경우, 인터넷 뱅킹이나 온라인 게임, 온라인 쇼핑몰 등 일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단기간에 비스타 ‘특수’가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신제품을 내놓은 대다수 PC 업체들도 윈도 비스타를 탑재했다고 해서 PC 수요가 당장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외국계 PC 업체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비스타에 대한 검증이 끝나지 않았고 특히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다운로드가 이뤄지는 한국 시장에서는 비스타를 설치할 경우 호환성 때문에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단기간에 특수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스타, 해결해야 할 문제 많아= 일부 은행의 경우 아직까지 시스템이 비스타와의 호환성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곳이 있으며, 인터넷 구매가 주로 이뤄지는 온라인 쇼핑몰도 결제방식에 따라 결제가 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또 기존 XP 유저인터페이스(UI)에 익숙한 사용자들에게는 비스타 운영체계가 낮설어 비스타가 XP를 대체하기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실제 MS도 이런 점을 인식한 듯 XP에 대한 지원 서비스를 앞으로 15년간 제공키로 했다.

정보통신부는 이와 관련 “비스타와 주요 인터넷 서비스의 호환성 문제로 일부 서비스에서 프로그램 수정이 완료되지 않아 1~2개월 정도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용자들은 이를 꼼꼼히 살핀 뒤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비스타, 설치 기본 사양= 생산시부터 비스타가 탑재된 PC를 사지 않고 기존 XP 대신 비스타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800MHz의 최신 프로세서와 시스템 메모리 512MB, DirectX9을 지원하는 그래픽 프로세서(GPU)가 필요하다.

윈도즈 에어로(Aero) 사용자 환경과 같이 비스타의 프리미엄 버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부 기능의 경우 추가로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물론 비스타 캐퍼블 PC(Windows Vista Capable PC) 로고가 붙은 PC에서는 비스타를 설치할 수 있다.

한글 윈도 비스타 일반 판매가격(처음 사용자용 기준)은 홈베이직 30만3000원, 홈프리미엄이 35만9000원, 비즈니스 44만6000원, 얼티메이트 59만7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