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은 지난 주에 열렸던 1차 강연의 후속으로,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사회 각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과학문화 단기 최고위 교육과정 '사이언스포리더스 프로그램'(Science for LEaders' Program,이하 SLEP)의 일환이다. 특허 법원, 해양경찰청 등 다양한 정부 부처를 대상으로 순회 강연을 해왔던 SLEP가 이번에는 국방 정책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과학기술부와 국방부가 공동으로 후원하고 국회 국방위 김명자 의원실과 한국과학문화재단에서 주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위원직을 맡고 있는 홍 의원은 “국방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가 되려면 과학기술을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할 것”이라 밝히면서 "지도자들이 과학기술에 식견이 있으니 다르다는 평을 듣는다면 큰 보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명자 의원이 “이번 강연이 국가 발전에 작은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중성미자를 군사 무기에 응용하면
물리학자 김제완 서울대 명예교수가 먼저 '핵무기와 중성미자(II)'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원자보다 100만 분의 1 작은 원자핵, 그리고 원자핵을 이루는 12개의 중성자를 설명하며, 중성미자는 중성자보다 작은 물질로, “관찰하지 않고 예측을 통해 발견한 최초의 소립자”라고 밝혔다. 중성미자를 과학자들이 직접 눈으로 관찰하게 된 건 예측한 후로부터 26년 뒤의 일이다. 김 교수는 “우리가 태양을 향해 손바닥을 내밀면 1초에 3조 개의 중성미자가 통과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성미자를 군사 무기에 응용할 경우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설명했다. 중성미자를 이용해 적국의 핵무기를 폭파시킬 수 있다. 김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쏜 중성미자가 지구를 통과해 반대편에 도달하면 핵무기를 터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이공계 인재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재를 육성하기도 어렵고, 육성한다 해도 국내 여건 미비로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A급”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암기 위주의 과학 교육 또한 이공계가 인재 기근에 시달리는 원인으로 보고 ‘가슴으로 배우는 과학’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볼 수도, 말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던 헬렌 켈러가 매일 계곡물을 접하면서 물(water)이란 단어를 배운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 과학 교육도 그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포항공과대학교 고인수 교수가 '나노 과학과 군사 분야 응용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나노(nano)는 10억분의 1을 의미하며 1나노미터는 원자 3~4개를 모아놓은 크기다.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은 1~100나노미터 영역에서 재료·공정·소자를 혁신하는 기술이다.
나노 기술을 무기에 적용하면 전투기에 점화 감지기, 날개압력 감지기 등을 설치해 전투 통제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상대편의 무기가 폭발했을 때 생화학 무기 사용 여부를 거리가 먼 안전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감지기도 개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폭탄에 들어가는 기폭 장치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새로 생긴 공간에 화약을 첨가해 같은 크기라도 더 강력한 무기를 제조할 수도 있다고 고 교수는 설명했다.
생산성 본부에서 강연 예정
3시간여 동안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SLEP 강연은 7월 셋째 주 한국생산성본부를 찾아 고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국가안보와 과학기술' 강연을 포함해 연내 20회의 강연이 열릴 것이라고 한국과학문화재단은 밝혔다.
- 최영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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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6-07-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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