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이 신선한지 알아보기 위해 눈과 아가미를 살펴보고 냄새를 맡지만 신선도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죽은 직후부터 생성되는 물질을 감지해 생선 신선도를 현장에서 2분 내 정확히 측정하는 센서가 개발됐다.

호주 모내시대학 니콜라스 뵐커 교수팀은 4일 미국화학회(ACS) 저널 ACS 센서스(ACS Sensors)에서 시료 전처리 없이 100초만에 생선 신선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미세바늘 배열(MNA) 기반 전기화학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센서는 시판 중인 실험실 기반 검사 키트와 비슷한 수준의 민감도를 보였다며 휴대용 식품 안전 장비로 활용하려면 추가 개발이 필요하지만, 실험 결과는 실시간 식품 품질 감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생선은 신선도가 떨어지고 부패가 진행되면 눈이 흐릿해지고, 멍든 것처럼 아가미 색이 짙어지며, 고약한 냄새나 비린내가 난다. 그러나 몇 시간 또는 며칠이 걸려 나타나는 이런 징후로는 신선도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하지만 죽은 직후부터 핵산과 다른 분자가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하이포크산틴(HX:hypoxanthine) 같은 화합물을 이용하면 생선 신선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HX 농도는 통생선과 생선 살코기에서 모두 신뢰도 높은 '신선도 지표'로 간주된다. 신선한 상태에서는 HX 검출량이 매우 적고, HX가 많이 검출될수록 생선 살 분해가 진행 중이고 신선도가 낮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미세바늘 16개를 정사각형으로 배치한 미세바늘 배열(MNA)을 만들고 여기에 특수 금 나노입자와 HX를 분해하는 효소를 코팅해 센서를 제작했다.

이 센서를 생선 표면에 눌려 고정하면 미세바늘이 살에 박히면서 바늘에 코팅된 효소가 살 속에서 생성된 HX를 분해한다. HX가 분해되는 동안 생선 내부의 전위가 변하는데, 이 변화를 측정해 해석하면 신선도를 알 수 있다.

이 센서를 상온에서 최대 48시간 동안 방치해 부패를 유도한 연어 스테이크 조각에 적용한 결과 HX를 500ppb 미만 농도까지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결과는 약 100초 만에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바늘 전극 설계와 하이브리드 바이오나노복합체 플랫폼을 결합, 시료 전처리가 필요 없고 신뢰도가 높은 센서를 만들었다며 향후 개발 초점을 이 바이오센서를 휴대용 무선 데이터 수집 시스템과 통합해 공급망 전체에서 신선도를 실시간 원격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하는 데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 : ACS Sensors, Nicolas Voelcker et al., 'Enhancing Food Safety with Microneedle-Based Biosensors: Real-Time Monitoring of Fish Freshness', http://dx.doi.org/10.1021/acssensors.5c01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