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차세대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초고압직류송전(HVDC) 설비의 성능을 신뢰성 있게 검증할 수 있는 표준을 확립했다고 12일 밝혔다.
에너지고속도로는 재생에너지 단지와 수도권을 HVDC 설비 기반 차세대 전력망으로 연결하는 정부 사업이다.
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장거리 송전과 지역 간 전력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것으로,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교류 전력을 초고압 직류로 변환해 송전할 수 있어, 기존 교류 송전 방식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장거리·대용량 전력 전송에 유리하다.
이에 국내 기업체들은 HVDC용 중전기기(重電機器·전기의 생산·수송·사용에 필요한 제반 설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에 초고전압 측정표준이 없어 제품의 성능 인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HDVC 설비에 적용되는 모든 중전기기는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규정한 성능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국내에는 성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기준이 없다 보니 기업들은 해외 교정기관을 초청해 시험을 진행해야만 했다.
표준연 연구팀은 기존 200㎸(킬로볼트)급 초고압 직류 측정표준을 600kV급으로 세 배 이상 확대하고, 800㎸급 낙뢰 임펄스와 700㎸급 개폐 임펄스 측정표준을 새로 확립했다.
낙뢰 임펄스는 낙뢰로 인한 순간적인 전류 유입 시 발생하는 고전압을, 개폐 임펄스는 대형 전력 설비의 스위치를 켜거나 끌 때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전압 변동을 모사한다.
이들 표준을 통해 전력 설비가 고전압을 일정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견딜 수 있는지, 짧은 순간에 발생하는 극한 고전압 환경에서 절연 성능을 낼 수 있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다.
표준연은 이번에 개발한 표준을 바탕으로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고창전력시험센터와 일진전기에 시험장비 교정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형규 표준연 양자전기자기측정그룹장은 "이번 표준 확립으로 국내에서도 IEC 국제규격에 맞게 초고전압 설비의 성능을 시험·교정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됐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시점에 신속하게 시험을 진행할 수 있어 제품 상용화 기간을 단축하고,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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