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초과학연구원(IBS) 암흑물질액시온그룹 윤성우 CI(그룹장) 연구팀은 우주 속 암흑물질 후보인 '액시온'(Axion)을 찾기 위한 실험에서 고질량 영역까지 탐색 영역을 넓혔다고 28일 밝혔다.
우주의 85%를 차지하는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고 중력만으로 존재를 감지할 수 있다.
암흑물질 유력 후보로 제시된 액시온은 질량이 매우 가벼워 약하게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자기장과 공진기를 이용해 주파수를 전자기파로 변환해야 한다. 금속으로 만든 울림통 장치인 공진기는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강하게 증폭하는 역할을 한다.
액시온 질량이 커질수록 신호 주파수도 높아지기 때문에 공진기의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 가능한 한 넓은 주파수 구간을 탐색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탐색은 주로 비교적 낮은 질량 영역인 수백㎒∼수㎓의 주파수 영역에 머물렀다.
현재보다 더 높은 주파수 영역에 존재할 이론적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공진기의 주파수를 높이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수㎓ 이상의 고질량 영역으로 갈수록 공진기 내부 공동의 크기가 작아져 주파수를 정밀하게 조정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앞서 'TM020 고차 공진모드'라는 특수한 전자기파 공진 방식을 적용한 공진기를 제작한 바 있다.
같은 크기의 공진기에서도 더 높은 주파수 신호를 감지할 수 있지만, 원하는 주파수를 맞추기 어려워 실제 탐색 실험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정밀 주파수 조정장치를 결합, 공진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조정하는 데 성공했다.
지구보다 차가운 40밀리켈빈의 극저온, 지구자기장보다 24만배 강한 12테슬라(T)의 강한 자기장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어 양자증폭기(JPA·초전도 회로를 이용해 극도로 약한 전자기 신호를 잡음 없이 증폭해주는 장치)를 이용, 신호 잡음을 최소화하고 극도로 약한 신호까지 포착해 냈다.
그 결과 스마트폰 와이파이와 비슷한 주파수 대역(5.079~5.171㎓), 질량으로는 20.97∼21.33마이크로전자볼트 구간에서 처음으로 TM020 고차 공진모드로 탐색 실험을 수행했다.
수개월에 걸친 측정 끝에 이번에 탐색한 구간에서 액시온 암흑물질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기술적 한계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론 예측치의 1.7배 수준까지 검출할 수 있는 민감도에 도달했다.
윤성우 CI는 "이번 연구는 고차 공진모드를 이용한 액시온 탐색의 실험적 가능성을 처음으로 입증한 사례"라며 "액시온 탐색 영역을 넓혀가는 노력은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꾸준한 축적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26일 자로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9-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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