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기존 효소 모방 촉매보다 수십배 이상 향상된 선택도와 단 3분 만에 육안으로 현장 진단(POCT)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고감도 센서 플랫폼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팀이 서울대 한정우·가천대 김문일 교수 연구팀과 과산화효소 반응만을 선택적으로 하면서도 높은 반응 효율을 보이는 새로운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급성 질병 조기 진단과 만성 질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환자 가까이서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POCT 기술 핵심은 특정 물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반응하는 '효소'에 있다.
효소를 이용하면, 질병 진단 물질인 바이오마커 색 변화를 통해 시각적으로 알아낼 수 있다.
기존 자연 효소는 고비용과 불안정성이라는 한계가 있고, 이를 대체하는 효소 모방 촉매는 낮은 반응 선택도가 문제다.
연구팀은 촉매의 반응 선택성을 원자 수준에서 제어하기 위해 루테늄(Ru)에 금속과 결합해 화학적 성질을 조절하는 '염소(Cl) 리간드'를 3차원 방향으로 결합하는 '독창적 구조 설계 전략'을 활용, 정확한 진단 신호만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기존 효소 모방 촉매보다 38배 이상 선택도가 향상됐고, 과산화수소 농도에 따른 반응 민감도와 속도 또한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혈액·소변·타액 등 생체 체액 조건에 가까운 환경(pH 6.0)에서도 반응 선택성과 활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실제 진단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개발 촉매에 산화 효소를 담아 종이 센서에 적용, 산화효소-효소 모방 촉매 연계 반응을 통해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알려주는 바이오마커에 해당하는 '포도당, 젖산(락테이트), 콜레스테롤, 콜린' 등 4종의 바이오마커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는 진단 시스템을 구현했다.
다양한 질병 진단에 적용할 수 있는 이 플랫폼은 별도의 pH 조절이나 복잡한 장비 없이도 3분 이내에 색 변화를 통해 육안으로 결과를 판별할 수 있다.
이진우 교수는 "이 성과는 플랫폼 자체 변경 없이, 촉매 구조 제어만으로도 진단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 박선혜·최대은 학생 등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지난 6일 게재됐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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