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적으로는 수백만 종이 존재하지만 지난 20년간 50종밖에 만들지 못한 '제올라이트 모방 다공성 물질'(ZIF)을 국내 연구진이 새롭게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최원영 교수팀과 오현철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정훈 박사팀이 데이터 기반 구조 예측 알고리즘으로 ZIF 3종을 새롭게 합성했다고 UNIST가 24일 밝혔다.
자연 광물인 제올라이트의 구조를 닮은 ZIF는 금속과 유기물이 화학 결합해 나노미터 수준의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의 일종이다. 화학적 안정성과 높은 기공성으로 이산화탄소 포집, 기체 정제, 촉매 등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제올라이트 난제라고 불리는 이론상 가능한 구조와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구조 사이의 간극은 ZIF 신소재 개발의 걸림돌이었다.
이론적으로 ZIF는 금속과 유기물의 조합을 바꿔 가며 수백만 종을 새롭게 만들 수 있지만, 2006년 ZIF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새롭게 합성된 것은 50종에 불과하다.
이에 연구팀은 수백만 개의 가상 구조 중 실제로 합성이 가능한 구조를 선별할 수 있도록, 화학자의 직관을 수치화해 적용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원자 사이의 결합각과 하나의 원자가 몇 개의 고리 구조를 통해 다른 원자와 연결되는지, 그 연결이 얼마나 규칙적인지를 정량화한 알고리즘이다.
연구팀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445만797종의 후보군을 420종으로 압축한 뒤 에너지 안정성을 기반으로 걸러내는 과정을 거쳐 90종의 최우선 후보를 도출했다.
이 중 일부를 실험한 결과 지금까지 보고된 적 없던 새로운 ZIF 3종(UZIF-31, UZIF-32, UZIF-33)을 실제로 만들어냈다,
3종의 ZIF 모두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고기능성 소재로, 특히 UZIF-33은 메탄보다 이산화탄소를 약 10배 이상 선택적으로 흡착했다. 이는 온실가스 분리와 정제에 활용될 수 있는 높은 잠재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최원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로 만들 수 있는 구조만을 정확히 골라낸 뒤 실험까지 성공시킨 사례로, 디지털 예측이 실험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자동화된 합성 기술과 결합하면 ZIF 신소재 개발 속도는 훨씬 더 빨라지고, 원하는 물성을 갖춘 고성능 소재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4일 국제 화학 학술지 '잭스에이유'(JACS Au)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UNIST 탄소중립융합원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4-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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