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 없이 주름을 이용해 투명 필름 위에 이미지를 나타나게 하는 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UNIST는 기계공학과 김태성 교수팀이 투명 필름에 생기는 나노 주름을 접었다 폈다 하는 방식으로 단청 무늬와 같은 발색 패턴을 나타내거나 숨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구조색의 발색 원리가 적용됐다. 구조색은 빛이 나노 구조에 부딪히면서 간섭될 때 나타나는 색이다.
카멜레온이나 공작은 피부 세포나 깃털에 있는 나노 구조 때문에 색소 세포 없이도 파란색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주름을 나노 구조로 활용했는데, 특히 필름을 굽혔을 때만 주름이 나타나도록 이중층 필름 구조를 고안했다.
유연한 필름 위에 단단한 필름을 올리면 두 층간 물리적 성질 차이로 힘이 가해졌을 때 단단한 필름 표면에 나노 주름이 접힌다.
이를 통해 발색을 보이게 하거나 숨길 수 있고, 주름의 간격과 높이를 조절해 다양한 색상을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이중 포토리소그래피(빛을 사용해 미세한 패턴을 기판 위에 제작하는 공정) 기술로 필름 한 장에 다양한 간격과 높이의 주름 픽셀을 만들어냈다.
주름은 800∼2천40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간격과 100∼450나노미터 높이였으며, 가시광선 전 영역의 빛깔을 낼 수 있었다.
또 주름 픽셀을 기반으로 단청 모양을 패터닝하는 것도 성공했다. 단청 모양은 투명 필름을 굽혔을 때만 나타났고, 힘을 빼면 다시 투명 필름 상태로 돌아왔다.
김태성 교수는 "간단한 공정으로 가변형 구조색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며 "염료를 사용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아 위조 방지, 자극 감응형 스마트 디스플레이 등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국내 위변조 방지 설루션 전문기업인 엔비에스티로 이전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기능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실릴 예정으로, 1월 29일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연구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5-03-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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