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동향]
페이스북이 알린 차세대 AI 프로젝트의 이름은 ‘Ego4D’다. 이는 9개국 13개 대학과 연구소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연구진은 머리에 착용하는 HMD 카메라와 웨어러블 센서를 활용해 이미 700명이 넘는 개인 일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식료품 쇼핑, 요리, 게임 등의 일상을 1인칭 시점으로 담았는데, 이렇게 모은 1인칭 비디오는 2,200시간이 넘는다.
이는 기존 관련 연구의 20배가 넘는 방대한 데이터다. 연구진은 데이터를 분석해 ‘카메라 착용자가 특정 환경에서 무엇을 바라보기로 선택했는지’, ‘손과 물체를 앞에 두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컴퓨터 비전 시스템’은 보통 카메라가 동작을 지켜보는 3인칭 시점에서 이뤄졌다. AI는 캡처 사진 수백만 장과 비디오를 학습하도록 설계됐으며, 이는 명백한 한계를 지닌다. 예를 들어, 다양한 롤러코스터 이미지를 훈련한 AI라도, 실제 롤러코스터 탑승객의 시선에서 ‘이것이 롤러코스터임’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인칭 데이터에 주목한 Ego4D의 연구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AI 연구팀의 크리스틴 그라우만(Kristen Grauman)은 “AI 시스템이 우리의 행동 방식으로 세상과 상호작용하기 위해서는 AI 분야가 완전히 새로운 1인칭 인식 패러다임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go4D는 AR 기기를 통해 드럼 레슨 중 스틱 파지법을 정확히 보여주거나, 적당한 요리 레시피를 안내할 수 있다. 또한 잃어버린 열쇠를 찾아주거나, 홀로그램으로 각종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
Ego4D는 스마트 AI 비서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1인칭 데이터를 학습한 스마트 AI 비서는 물리적 현실과 AR, VR이 모두 결합되는 메타버스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적절히 상호작용할 수 있다.
[현황 분석]
페이스북은 얼마 전 ‘메타(Meta)’로 사명을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 구축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환을 선언하며 AR/VR 하드웨어를 선보였다. 기존 오큘러스 외에도 시선 및 얼굴 트래킹이 가능한 VR기기 캠브리아(Project Cambria), AR안경 나자레(Project Nazare)는 메타버스의 실질적인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Ego4D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된 대규모 1인칭 데이터 세트는 향후 개인정보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페이스북은 “데이터 수집에 따른 연구 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연구 윤리 위원회(혹은 검토 위원회) 표준을 따르는 연구 프로토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참가자들로부터 사전 동의 및/또는 비디오 공개를 받는 과정이 포함됐다.
국내서도 알고리즘 기반 광고에서부터 자율주행까지 크고 작은 AI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연구 및 활용 문제’ 이슈가 점차 불거지고 있다. 출시 1달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 챗봇 ‘이루다’가 대표적이다. 이루다는 “개인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무단으로 수집 활용해, 개인정보 처리방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위한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실현전략’을 발표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역시 ‘AI개인정보보호 자율점검표’를 발표하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개인정보보호 중심 설계(PbD)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시사점]
‘AI 활용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흡사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이는 우리가 누리게 될 유토피아적 미래를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개인정보가 계속 수집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메타버스, 실감현실 서비스 사용자는 개인정보를 해당 플랫폼에 제공해야만 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향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전망되는 AR/VR 기기는 대규모 개인 시청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때문에 AI기업은 철저하게 데이터를 관리하는 동시에 연구윤리를 준수해야 한다.
한편 AI 기술의 수혜를 받는 개인 역시 적절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AI서비스 사용자가 감수하는 위험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데이터를 제공할 것인지’ 등을 개인이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가이드 마련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행하는 ‘동향리포트’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어진 연구원
- 저작권자 2021-1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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