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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9-05-09

생체 인식 기술로 미‧중 승부 시민단체 반발로 미국 울고, 중국은 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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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일본의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중국 상하이 시가 하버 시티 내에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공공감시 시스템 ‘시티 브레인(City Brain)’을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스템은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1100개의 카메라와 함께 시민 도시를 공중에서 감시할 수 있는 드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시스템을 사물인터넷(IoT)과 연결해 하버 시티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드론은 그 위를 돌면서 상하이 시 외곽 해안가 152 평방킬로미터 면적의 하버 시티를 감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민 10만 여명의 움직임은 물론 도로와 건물 상황을 파악해 매일 2000만 건 이상의 사진영상을 전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진은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공공감시 시스템 ‘시티 브레인’이 설치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생체인식 기술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알리바바가 아시아 시장 확대로 사세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Wikipedia
알리바바 그룹이 개발한 공공감시 시스템 ‘시티 브레인’을 설치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생체인식 기술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알리바바가 이 기술이 적용된 시스템 판매를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Wikipedia

중국 알리바바, 시장 확대로 R&D 순항 

중국에서 잇따라 설치되고 있는 ‘시티 브레인’의 위력은 놀라울 정도다.

상하이 하버 시티 행정당국은 “이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감시 권역 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중 90% 이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 공공감시 시스템이 중국은 물론 홍콩, 말레이시아 등 인근 아시아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저장성의 성도인 항저우(杭州) 시는 상하이 하버 시티보다 20배 정도 넓은 3000평방 킬로미터 지역에 ‘시티 브레인’을 설치했다.

1700개의 카메라가 동원돼 상하이 하버 시티보다 덜 촘촘해 보이지만 인공지능인 딥러닝(Deep Learning)과 연결해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공중에서 불법 주차 등의 교통위반 행위는 물론 시민 개개인의 움직임 등을 면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도  ‘시티 브레인’이 설치됐다. 이는 시 당국의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알리바바의 공공감시 시스템이 스마트 시스템에 필수적이라 보고 그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생체인식 기술을 동원한 감시 시스템이 중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미국, 유럽 등 구미 지역에서는 곳곳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

8일 ‘허핑턴 포스트’는 이번 주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행정감시위원회가 안면인식 기술이 포함된 공공감시 시스템을 설치한 후 그 정보를 활용, 범죄 수사 등에 활용하려는 시 당국의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전역에서는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생체인식 기술이 포함된 감시 시스템 설치에 제동이 걸려 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신기술에 우호적인 도시 지역 정서가 있어 시스템 설치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행정감시위원회의 부결로 미국 내에서 생체인식 시스템과 연결된 공공감시 시스템 설치는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인근 오클랜드 시에서 유사한 감시시스템을 놓고 표결이 예정돼 있지만 부결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안면인식 시스템 설치 부결

생체인식 시스템에 대해 시민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사생활 침해 가능성 때문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생체인식 시스템으로 인해 사생활 침해는 물론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등 지금까지 알려진 이익보다 피해가 더 크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유시민연맹(ACLU)는 아마존의 안면인식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부정확성을 지적한 바 있다. 안갯속에서 이 시스템을 실험한 결과 안면 색상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28명의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

맷 캐글(Matt Cagle) ACLU 변호사는 8일 ‘허핑턴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마존의 안면인식 시스템이 시민들의 얼굴색을 구분하는 데 있어 매우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행정 당국이 이런 점을 참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글 변호사는 “안면인식 시스템이 설사 정확하다 하더라도 시민들에게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시민 감시통제로 인해 행정기관의 권력이 막강해지고, 결과적으로 인종적으로 혹은 특정 이익집단 차원에서 힘을 강화해 개인의 삶을 무시하는 정책을 펼쳐나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알리바바는 활발한 마케팅 활동과 함께 새로운 기술 개발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8일 ‘테크 크런치’는 알리바바가 중국의 스타트업인 메그비(Megvii, 旷视科技)에 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8790억 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메그비는 8년 전 중국의 명문 대학인 칭화대 출신 대학원생 3명이 설립한 기업이다. AI 기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생체인식 기술에 있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알리바바가 이 기업에 거액의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생체인식 분야에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들은 알리바바가 유망기업 메그비에 거액의 투자를 감행한 것이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경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 개발을 놓고 두 강대국은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거듭해왔다.

그리고 지금 판세가 중국으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의 IT 분석매체 ‘CB 인사이트(CB Insights)’는 지난 3월 “인공지능 연구 실적, 투자 등에 있어 중국이 빠른 속도로 미국에 접근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두 나라는 지금 인공지능과 연결된 생체인식 기술을 놓고 승부를 겨루고 있는 중이다. IT 관계자들은 중국 알리바바가 시장 확대를 통해 순조로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아마존, 구글 등 미국 기업들은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투자가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5-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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