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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8-12-17

화웨이 고속성장 비결은 중국 정부? 28년 동안의 중국 화웨이 '성장신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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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华为技术有限公司)는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사를 통신장비 업체다. 1987년에 설립, 성장을 거듭해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0년대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서방 세계로부터 거센 견제를 받기 시작했다.

지난 2012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화웨이 관계자들을 불러 청문회를 개최하고 화웨이의 스파이 혐의를 집중 추구했다. 그리고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 제품을 구매해 사용할 경우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에 들어온 화웨이 장비를 통해 미국의 민감한 정보나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화웨이 측은 “세금을 내는 것 외에 중국 정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보고서는 사이버보안 위협을 더 강조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부상한 중국 화웨이 사이트. 그러나 중국 정부와의 유착관계로 인한 스파이 혐의로 불매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huawei.com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부상한 중국 화웨이 사이트. 그러나 미국 등에서 스파이 논란이 이어지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huawei.com

일본‧호주‧캐나다 등 불매 대열에 합류

그리고 6년여가 지난 지금 유사한 상황이 다시 전개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1일 화웨이  멍완저우 (孟晩舟) CFO를 체포한데 이어 동맹국에 화웨이 제품 구매를 조심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일부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 사이에서 정부 차원의 화웨이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즈’, ‘파이낸셜타임즈’, ‘미국의 소리(VOA)’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를 둘러싼 보안 문제가 제기되자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속속 화웨이 장비 구매 차단 조치를 금지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정부는 이미 차세대 이동통신망 사업에 화웨이가 참여하는 것을 봉쇄해놓았다. 캐나다 정부도 현재 화웨이 장비의 보안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중.

지난 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안드루스 안시프(Andrus Ansip)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법에 따라 화웨이 같은 중국 회사들은 중국 정보기관에 정보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제품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도 정부기관이나 자위대가 화웨이 장비를 쓰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모든 정부가 화웨이 제품 불매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5G 통신망 건설에 특정 업체 참여를 금지하는 걸 반대하고 있다.

영국도 화웨이 장비 사용을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화웨이 논란이 국가 간 외교 논란으로 비화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화웨이 고속성장에 대한 중국 정부 역할 논란  

이런 가운데 기업들의 불매 운동도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17일 ‘CNN’에 따르면 프랑스의 최대통신회사인 오랑주가 자국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유럽 최대, 세계 3위의 통신업체인 독일 도이체텔레콤도 보안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 화웨이 장비 구매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는 현재 사용 중인 화웨이 장비를 타사 제품으로 바꾸겠다는 의사를, 영국 통신그룹 BT는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관계자들은 일부 업체의 화웨이 불매 움직임에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통신업체 스프린트의 지분 85%을 보유하고 있으며, 도이치텔레콤은 자회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와의 합병 문제를 미 정부로부터 심사받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 정부는 최근 화웨이가 제재국인 이란과 교역을 했다며 이를 문제삼고 있다.

관계자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화웨이가 그동안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첨단 통신장비 분야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컨설팅 기관인 IDC의 니킬 바트라(Nikhil Bhatra) 수석연구원은 “이번 화웨이 사태를 정치적인 측면과 비즈니스 측면 둘로 나누어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화웨이가 평범한 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민해방군 출신 런정페이(任正非, 74)가 설립한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R&D에 897억 위안(약 130억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애플보다 10%가 더 많은 금액이다. 화웨이는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다음으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트라 연구원에 따르면, 보따리 장사로 출발한 기업이 세계 최대 통신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중국개발은행(CDB) 등으로부터의 막대한 자금 조달 등 중국 정부로부터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트라 연구원은  “지금 화웨이가 견제를 받는 것은 이런 정치적인 이유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웨이 측에서는 사이버보안에 대한 우려가 근거 없다고 억울해 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화웨이의 스파이 혐의를 하나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화웨이 측은 그동안 보안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이후 영국 정부와 사이버 보안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온 사례, 그리고 성공적으로 보안 문제를 해결한 사례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실제로 화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장비 회사다. 최근 들어 개발되고 있는 5G 장비에 있어서도 세계와 경쟁에서 우위에 서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금 정치적 사안이 화웨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1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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