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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8-01-18

전자책 시들, 종이책 인기 회복 미국, 종이책 판매 늘고 독립서점 다시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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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1월 아마존이 전자책인 킨들(Kindle)을 내놓자 출판업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MP3 등의 디지털 기술이 음반업계를 바꾸어놓았던 것처럼, 이 전자책이 출판업계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예측은 들어맞았다. 이후 전자책의 판매량은 1200%가 늘어났다. 대신 기존의 책 판매량이 크게 줄고 많은 서점들이 판매부진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전자책(e-book) 기술은 혼자서 책을 낼 수 있는 자가출판(self-publishing)을 가능케 했다.

이런 풍토는 기존의 출판업자들을 위협하면서 기존 대기업 중심의 출판 풍토를 바꾸어놓을 것 같았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다. 2016년 미국과 영국의 전자책 판매량은 각각 18.7%와 16%가 줄어들었다.

전자책 판매가 수년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싼 가격, 눈의 피로감 등으로 독자들이 전자책을 기피하고 종이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Wikipedia
전자책 판매가 수년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싼 가격, 눈의 피로감 등으로 독자들이 전자책을 기피하고 종이책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Wikipedia

가격, 피로감 때문에 전자책 기피

반면 종이책 판매량은 미국이 7.5%, 미국이 7%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의 나라 프랑스의 경우는 전자책 점유율이 3%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최근 판매량이 더 줄어들어 전자책의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17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관계자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가격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자책 가격이 종이 한 장으로 책 표지를 장정한 염가의 페이퍼백 서적보다 훨씬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전자책으로 인한 피로감을 지적하고 있다. 오랜 시간 전자책을 보면서 시각적 피로감을 느낀 독자들이 눈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피로감을 줄일 수 있는 종이책으로 다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것.

여러 가지 다기능이 복합된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audiobook)’ 역시 전자책 판매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오디오북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출판업계 판도를 새롭게 바꾸어놓고 있는 중이다.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소셜미디어(SNS)다. 그 동안 독서시간을 잠식하는 요인으로 활동해왔다.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에 따르면 사람들이 SNS를 들여다보고 있는 시간을 독서로 전환하면 연간 20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독립서점들이 다시 늘기 시작했다. 독립서점들은 스스로 체인형태를 갖추고 ‘반스앤노블(Barnes & Noble)’과 같은 체인형태의 대형 서점이 주도해왔던 서적판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반면 덩치를 키워왔던 대형 서점들은 매출 감소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동안 아마존, 반스앤노블 등 주요 기업들은 ‘킨들’, ‘누크(Nook)’ 등 전자책 형태의 디지털 하드웨어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해왔다.

전자책 기술 결합한 제 3의 서적 예고

그러나 최근 전자책 시장이 위축되면서 투자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오히려 매장 내에 선물·장난감 가게, 카페, 음식점 등을 신설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안간 힘을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계속 점포망을 키우고 있는 아마존의 오프라인 서점 역시 서점가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7번째 오프라인 서점을 뉴욕시에 개장했는데 첨단 기술을 활용, 다른 서점들과 차별화된 판매 전략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강력한 기술력에 기인한다. 서점을 3D 가상의 세계처럼 꾸미고, 기존의 서점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출판 평론가인 알렉산더 얼터(Alexander Alter) 씨는 “아마존이 독자들의 심리를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경쟁력은 전자책 부문에서도 강력한 힘을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청소년 독자들을 대상으로 채팅형 전자책 콘텐츠 ‘래피즈(Rapids)’다. 디지털 온라인 방식으로 전자책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전자책이 종이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자들의 독서 패턴에 맞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얼터 씨는 특히 다양한 스크린이 결합된 융복합형 전자책을 권고하고 있다.

전자책을 최초로 선보인 곳은 일본이다. NEC(Nippon Electric Company)의 디지털 북 플레이어 ‘DP-P1’은 5.6인치 흑백 액정 디스플레이에 문장과 화상을 재생할 수 있었고, 또한 확대 표시, 자동 페이지 넘김, 검색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이후 전자책 산업은 빠르게 발전해 향상된 스크린 해상도, 다양한 편집기능 등을 갖추어 클릭만으로도 페이지를 넘길 수 있고, 메모는 물론 텍스트의 확대 및 축소, 인터넷 서점이나 도서관의 문서 검색 및 내용 다운로드 등도 가능하게 됐다.

또한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온라인 구매를 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만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으로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전자책을 다양하게 개발해 출판시장을 급속히 점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장점과 함께 성장해온 전자책이 종이책의 경쟁력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자기술이 지니고 있는 기술적인 이점이 종이책의 강점인 감성적 경쟁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관계자들은 향후 종이책 시장과 오프라인 서점, 그리고 전자책 기술 등이 결합해 새로운 출판 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 등의 첨단 기술 투자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그 귀추가 궁금해지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1-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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