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등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고성능 유연(flexible) 트랜지스터가 개발됐다.
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 공학자들은 세계에서 기능적으로 가장 유연한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이를 상업용으로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빠르고 간단하며 저렴한 제조공정도 함께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 개발은 날로 증대되는 상호연결 세계의 문호를 더욱 활짝 여는 새로운 진전으로서,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구부러지거나 늘림이 가능한 사람 및 동물용 웨어러블 센서나 컴퓨터 같은 다양한 제품과 물체에 ‘똑똑한’ 무선 기능을 덧붙일 수 있게 됐다.
트랜지스터는 건축용 벽돌과 같이 현대 전자장비를 만드는 보편적인 기본 요소다. 위스컨신-매디슨대 팀은 새 트랜지스터 개발을 통해 20년 간 유지돼 온 오래된 산업 표준인 양극성 CMOS(BiCMOS; bipolar complementary metal oxide semiconductor) 박막 트랜지스터를 대체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구부러질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새 트랜지스터는 매우 상이한 두 기술을 결합해 한 표면에 구현함으로써 속도가 빠르고 고전류를 흐르게 하면서 전력 소산을 낮춰 열과 에너지 낭비를 줄였다.
이러한 (아날로그와 디지털 능력을 가진) ‘혼합-신호’ 장치들은 ‘두뇌’와 ‘힘’을 전달할 수 있어 오늘날 휴대전화를 비롯한 다양한 휴대용 전자기기에서 가장 많이 선택되는 칩이다.
새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진치앙 마[Zhenqiang (Jack) Ma, 馬振强] 위스컨신-매디슨대 교수(전기 및 컴퓨터공학과)는 “현재의 산업표준은 매우 훌륭하지만 이제 우리가 개발한 트랜지스터로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다”며, “새 트랜지스터의 장점은 구부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고주파 유연 전자장치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마 교수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유연 전자장치’(Flexible Electronics) 27일자 창간호에 자신들의 개발 내용을 발표했다.
공정 단순해 산업용으로 확장 용이
전통적인 BiCMOS를 이용한 유연 전자장치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가 않다. 공정을 거치는 것만도 수개월이 걸리고 섬세하고 고온을 가하는 단계도 많기 때문. 또 어느 단계에서든 약간의 온도 변화만 있어도 이전의 단계가 모두 망가질 수 있다.
마 교수팀은 구부릴 수 있는 플라스틱 조각에 단결정 실리콘 나노 멤브레인을 형성해 유연 전자장치를 제조했다. 성공의 비결은 독특한 공정. 많은 단계를 줄여 트랜지스터 제조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마 교수는 “업계에서는 작업을 마치는데 석 달이 걸리지만 우리는 이 일을 일주일 안에 끝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연구그룹이 고안한 고온 공정이 매우 단순해 곧바로 업계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 교수는 “핵심은 매개변수가 중요하다는 점”이라며, “하나의 고온단계가 마치 접착제같이 모든 것을 고정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더 많은 강력한 혼합-신호 도구들을 갖게 됐고, 이를 통해 유연 전자장치가 더 많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플랫폼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는 고려대를 나와 위스컨신-매디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뉴욕 주립 버펄로대 재료 디자인 및 이노베이션 학과에 재직 중인 서정훈 조교수(Future Materials & Devices Research Lab 운영) 등 세 명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7-09-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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